싱가포르 투자 회사 설립도 협의 진행 필요하단 입장
한국GM 노조, 직영 정비센터 매각 등 원점 재검토 요구

불법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통과를 등에 업고, 주요 기업 노조가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 대상을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결정’으로 확대했다. 노조가 기업의 대규모 투자나 미래 사업 계획까지도 개입할 수 있게 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제조업에 노조가 경영 전략·신사업 추진을 임금단체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등 구체적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조선·HD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임금 협상 교착 속에 올해 두 번째 공동 파업에 돌입했다. 9일에는 HD현대중공업 노조 지부장이 40m 크레인에 올라 고공 농성을 시작했고, 파업 직후 노조와 사측 경비 인력이 충돌해 조합원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결정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HD현대중공업이 8월 27일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발표하자 강제 전환 배치 등 고용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며 사측에 합병 세부 자료 제공과 ‘고용안정협약서’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싱가포르 투자 회사 설립에 대해서도 노조와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사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합병 시 발생할 수 있는 제도, 인력 개선에 대한 회사 입장을 요구한다”면서 “구조조정과 중복사업에 대한 희망퇴직 같이 고용불안이 야기되거나 노조 동의 없는 사측의 일방적 전환배치에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GM 노조는 직영 정비센터와 부평공장 유휴부지 매각 등 경영상의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앞서 한국GM은 ‘지속가능성’을 이유로 국내 직영서비스 센터를 순차적으로 매각하고, 386개 협력 정비센터로 역할을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8월 21일 노동부가 기업계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한 자동차·조선·철강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한 강한 우려를 전달하며, 철수 가능성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