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이 인스타된다”⋯카카오톡 9월 업데이트, 언제부터? [해시태그]

입력 2025-09-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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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오픈AI 챗GPT)
(출처=오픈AI 챗GPT)


인스타그램 탈을 쓴 카카오톡의 등장. 익숙한 얼굴이 모두 사라진 국민 메신저의 변신이 예고됐습니다.

9월, 카카오톡이 출시 15년 만에 최대 규모의 변신을 앞두고 있는데요. 앱을 켜면 가장 먼저 보이던 ‘친구 탭’이 인스타그램식 피드 화면과 같이 바뀝니다. 단순히 이름이 가나다순으로 나열된 전화번호부식 목록은 사라지고 친구들이 올린 사진과 영상, 단체 채팅방에서 공유된 콘텐츠가 모여 나타나죠.

메신저의 대명사였던 카카오톡이 사실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의 변화를 꾀하는 건데요. 기대만큼 우려도 크죠.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라는 본질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불편한 기능을 추가했다는 비판을 받을지 그 모든 평가 앞에 서 있습니다.


(출처=구글 플레이 카카오톡 캡처)
(출처=구글 플레이 카카오톡 캡처)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친구 탭은 단순 목록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로 변화할 것”이라고 직접 밝혔는데요. 이어 “톡 내에서의 소셜 니즈는 이미 충분하다”며 카카오톡을 메신저를 넘어 콘텐츠 탐색과 관계 기반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죠.

구체적인 개편안은 이달 23~25일 열리는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if Kakao)’에서 공개됩니다. 이후 이르면 9월 말부터 차례로 사용자들의 카카오톡이 업데이트 될 예정이죠. 카카오 입장에서는 ‘이프카카오’ 무대가 새로운 전략을 알릴 시험대가 되는 셈인데요.

카카오의 대수술 결정은 뚜렷한 위기의식 때문입니다. 체류 시간이 줄어드는 가운데 특히 젊은 세대의 이탈 조짐이 뚜렷하죠.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2021년 5월 822.68분에서 2024년 5월 731.85분으로 감소했는데요. 2025년 7월 기준으로는 709분까지 떨어졌죠.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톡이지만 사람들이 카톡에서 보내는 시간은 몇 년째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더 뚜렷한 신호는 세대별 격차인데요. 지난해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 ‘10대 이하’ 스마트폰 이용자의 인스타그램 애플리케이션 총사용 시간(2024년 6월)은 9411만 시간으로 소셜네트워크 부문 1위를 기록했습니다. 2위 카카오톡(4821만 시간)의 약 2배죠. 이들은 메신저조차 카카오톡보다 인스타 DM(디엠)을 더 활용하고 있었는데요.


(뉴시스)
(뉴시스)


20대 역시 카카오톡의 입지가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7월 기준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20대는 유튜브 사용 시간이 1위 카카오톡은 그다음을 차지했는데요. 30대 역시 유튜브·네이버에 이어 카카오톡이 3위로 밀려났죠. 반대로 40대 이상에서는 카카오톡이 여전히 주사용 앱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젠지 세대(Z세대)’에게 카톡은 이제 사회생활과 업무 편의성을 위한 ‘공식적 연락망’일 뿐인데요. 친구·연인과 가볍게 소통하는 공간은 그들에겐 인스타그램 DM이나 틱톡 메신저가 활용되고 있죠. 팔로우 기반으로 자유롭게 관계를 맺고, 사진·영상을 곧바로 얹어 대화하는 환경이 이들에게는 더 자연스러운 건데요. 반면 카톡은 전화번호 기반이라 관계가 무겁고, 직장 상사·교수·가족까지 얽혀 있어 사적 소통에는 제약이 많다고 느끼는 거죠.

이런 젊은 세대의 탈(脫)카톡 흐름은 곧 광고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데요. 이용자들이 머무는 시간이 줄면 광고 노출이 줄면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선택이 힘을 얻은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카카오는 올해 들어 사용자 경험을 흔드는 카드들을 잇달아 꺼내고 있는데요. 메시지 삭제 가능 시간 확대도 업데이트 중 하나죠. 기존 5분 이내에만 가능하던 삭제 시간이 7월부터 무려 24시간으로 늘었는데요. 이 변화 직후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업데이트 전과 비교해 평균 삭제 이용 건수가 327% 증가했고 하루 평균 71만 명이 발송 후 5분이 지나 메시지를 지웠죠.


(사진제공=카카오)
(사진제공=카카오)


적용 범위도 넓습니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동영상, 이모티콘까지 모든 메시지 유형을 삭제할 수 있는데요. 삭제 표시 방식도 바뀌었죠. 과거에는 발신자 말풍선에 ‘삭제된 메시지입니다’가 떴지만 이제는 채팅방 전체에 ‘메시지가 삭제되었습니다’라는 안내만 남는데요. 비록 안내문이 사라지진 않았지만 1대1 대화방이 아닌 이상 단체방에서는 누가 지웠는지 확인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오픈AI 챗GPT와도 협력하는데요. 카카오는 9월 ‘이프카카오’에서 오픈AI와 협업한 결과물을 공개합니다. 채팅 탭에 챗GPT 아이콘을 두어 앱을 나가지 않고도 AI와 대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죠. 친구와 대화창을 열듯 아이콘을 눌러 챗GPT를 불러오는 방식을 적용해 메신저라는 한계를 넘는다는 계획이죠.

과연 이 시도는 성공할까요? 카카오의 시도는 항상 성공적이진 않았는데요. 2012년 출시된 카카오스토리는 출시 9일 만에 가입자 1000만 명, 5개월 만에 2500만 명을 돌파하면서 큰 화제가 됐죠. 당시 학교·회사 단체방마다 줄임말인 ‘카스’가 유행할 정도였지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급부상하면서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2023년 도입한 소멸형 스토리 기능 ‘펑(Pung)’도 비슷한데요.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같은 24시간 소멸형 콘텐츠였지만 이용자 반응은 기대만큼 폭발적이지 않았죠. 2년이 지난 지금 펑을 쓰는 사람을 찾기 힘들고요. 실제로 펑과 관련한 구체적 이용 지표도 찾아볼 수 없죠.


(출처=구글 플레이 카카오톡 캡처)
(출처=구글 플레이 카카오톡 캡처)


젊은층을 노린다지만 반응은 엇갈리는데요. 네티즌들은 “카톡에는 가족·친척까지 연결돼 있어 인스타그램 같은 콘텐츠를 올리진 않을 것 같다”, “카톡에는 직장 동료, 거래처까지 다 들어와 있다. 인스타에서 올리던 운동 사진이나 데이트 모습까지 공유하고 싶지 않다” 등의 반응이 나옵니다.

이처럼 카톡을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이들의 흥미를 끌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카카오톡의 정체성과 피드형 UI는 ‘착붙’이 가능할까요? 인스타그램처럼 바뀐 카톡의 성패는 변신한 카톡을 마주할 사용자들의 선택에 달렸죠. (예정대로라면) 9월 말 사용자들의 손가락 성적표가 도착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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