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골 마을의 '워케이션' 성공기…세화 질그랭이, 농촌재생 롤모델로

입력 2025-09-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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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이 되살린 빈 건물, 카페·사무실·숙소 갖춘 복합공간
대기업 임직원 650여 명 체류…지역 일자리·소득 창출
정부, 2030년까지 전국 111개 시·군에 농촌재생거점마을 확대

▲양군모 세화 마을 프로그램 디렉터가 4일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 센터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마을과 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양군모 세화 마을 프로그램 디렉터가 4일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 센터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마을과 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주시 구좌읍 세화마을의 ‘질그랭이 워케이션 센터’가 농촌 생활인구 유입과 마을 재생의 대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방치된 건물을 주민 협동조합이 되살려 카페·공유오피스·숙소를 갖춘 복합 플랫폼으로 바꾼 결과, 기업형 워케이션 팀과 관광객, 귀촌 준비 청년이 함께 어우르는 체류형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센터는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에 선정되면서 사업이 시작돼 2021년 문을 열었다. 이후 해양수산부 ‘어촌뉴딜300’과 연계해 시설과 프로그램을 확장했고, 현재 2층 카페 ‘477’, 3층 워케이션 사무실, 4층 숙소가 운영 중이다. ‘카페 477’은 초기 조합원 477명을 뜻한다.

기업 워케이션 방문 기업으로는 하이텔레서비스(LG전자 자회사), 현대중공업, 대상,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있다. 특히 이지스자산운용은 3년째 해마다 150명 내외가 찾는 ‘단골’이다. 누적 방문은 기업 워케이션 인원만 650여 명, 개인(B2C) 체류객까지 합치면 1100명대에 이른다.

운영 방식도 단순 임대를 넘어선다. 협동조합이 마을호텔과 로컬 체험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해 숙박·식음료·체험 수익을 결합한 구조를 만들었다. 현재 조합원 494명, 상근 7명 체제로, 출범 초기 적자를 1년 만에 턴어라운드해 최근에는 법인 순이익 약 1억5000만 원을 내는 수준으로 안착했다. 수익의 일부를 마을기금으로 적립해 지역 상권과 농가 체험수입 등으로 파급효과를 확산하고 있다.

▲양군모 세화 마을 프로그램 디렉터가 4일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 센터 내 플리 마켓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출입 기자단에게 마켓 운영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양군모 세화 마을 프로그램 디렉터가 4일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 센터 내 플리 마켓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출입 기자단에게 마켓 운영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성과는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세화마을은 2022년 농식품부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정책 우수사례’와 행정안전부 ‘로컬브랜딩 우수사례’에 이어, 2023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최우수 관광마을’에 이름을 올렸다.

정책 확산도 예고됐다. 정부는 이 모델을 참고해 2025년 전북 김제·고창, 경남 밀양을 시범지로 선정했고, 2026년 본격 추진해 2030년까지 전국 111개 시·군에 ‘농촌재생거점마을(Re:Village)’을 조성할 계획이다.

세화 질그랭이의 실험은 농촌이 단순 거주지를 넘어, 일과 삶이 교차하는 체류형 공간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 자원을 활용한 재생과 주민 주도의 운영이 결합할 때 외부 인구를 끌어들이고, 마을 안에서 일자리와 소득이 만들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세화 질그랭이는 워케이션 센터를 중심으로 마을 재생이 이뤄지는 우수사례”라며 “농식품부는 이런 거점공간 조성을 확대해 농촌 주민과 생활인구가 함께 누리는 농촌재생거점마을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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