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대신 실용…美 ‘슬레이트 오토’가 던진 2만달러대 픽업트럭 실험

입력 2025-09-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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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레이트 오토가 준비 중인 전기 픽업트럭 (사진=슬레이트 오토 홈페이지)
▲슬레이트 오토가 준비 중인 전기 픽업트럭 (사진=슬레이트 오토 홈페이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가 실용성과 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전기 픽업트럭 출시를 예고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전기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불필요한 기능을 최소화해 2만 달러 중반대 가격을 내세운 점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소프트웨어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는 기존 완성차 업체와 대비되는 새로운 실험으로 보고 있다.

6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공개한 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슬레이트 오토가 준비 중인 전기 픽업트럭 ‘슬레이트 BEV(가칭)’는 대형 터치스크린, 고급 오디오, 파워윈도우 등 고가 인포테인먼트·편의 사양을 과감히 뺐다. 대신 52.7㎾h 배터리를 탑재해 241㎞(EPA 기준) 주행이 가능하며, 최소한의 운전자보조시스템(ADAS)만 갖췄다. 일상 주행에 필요한 기능만 남긴 ‘베어본(barebone)’ 개념의 차별화 전략이다.

차량 설계도 단순화됐다. 기본형은 2도어 2인승 픽업이지만 모듈형 구조를 채택해 SUV나 5인승 모델로 변형할 수 있다. 외부 패널은 ‘볼트 온’ 방식으로 교체가 가능하며, 소비자가 직접 색상과 액세서리를 추가하는 DIY(Do It Yourself) 방식도 지원한다. 이는 판매 이후에도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와 부품 판매 등 새로운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접근은 대형 스크린, 첨단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등 고사양 경쟁에 집중하는 기존 완성차 전략과 대비된다. 보고서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의 전환은 막대한 연구개발과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요구하지만 단기 수익성은 제한적”이라며 “슬레이트 오토의 단순화·실용 중심 전략은 업계의 공통 고민인 수익성 문제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과제도 존재한다. 미국 내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 세액공제를 제공하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이 이달 종료되면서 실구매가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 여기에 포드는 2027년까지 20억 유로를 투자해 중소형 전기 픽업 생산을 준비 중이고, 토요타도 내연기관 픽업 시장 기반을 활용해 전동화 진입을 모색하고 있어 경쟁이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소형 전기 픽업 시장은 사실상 공백 상태다. 대형 픽업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고금리·물가 부담으로 합리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차량 구매의사 지수(VPI)는 2022년 90.7에서 2024년 81.2, 올해 상반기 81.1까지 하락했다. 필요한 기능만 갖춘 실속형 모델 수요가 커지는 흐름이다.

슬레이트 오토는 2022년 설립 이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성을 입증했다. 첫 차량 공개 후 온라인 예약은 10만 건을 돌파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연 15만 대 양산 목표는 공급망 제약과 시장 한계를 고려할 때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흑자 전환에 성공한 리비안(Rivian)조차 지난해 5만 대 생산에 그쳤다는 점이 그 근거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소프트웨어에 막대한 투자를 쏟으면서도 뚜렷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슬레이트 오토의 단순성과 합리성 전략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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