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중소기업서 4개 중견 나오는 현실”…규제·형벌 완화 목소리

입력 2025-09-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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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등 경제단체 ‘K성장포럼’ 출범
6000여 개 형벌에 “기업가 정신 사라질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기업 생태계에 성장세가 잦아들면서 경제성장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성장 관문도 1만분의 4 수준인 ‘바늘구멍’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경제계는 규제와 형벌을 줄여나가기 위해 ‘기업 성장포럼’을 출범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경제인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공동으로 4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업 성장포럼 출범식’을 가졌다.

자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 구윤철 부총리,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문신학 산업부 제1차관 등이 참석했다. 이 밖에도 금융인과 기업인, 정치인, 연구원 등 3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최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중소기업 1만 개 중 4개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중견기업 100개 중 1~2개만 대기업이 되고 있다”며 “기업이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성장의 정체를 가져오는, 특히 민간의 활력이 떨어지는 아주 근본적인 이유”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기업에 대한 높은 수위의 규제와 정책에 대해 “경제 성장을 계속 하는 과거 상황에서는 맞는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틀리다”라며 “성장하지 않는 상화에서 사이즈별 규제를 하면 성장할 인센티브가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제는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해 달라”면서 “대기업이 될 수 있도록 칭찬하고 훈장을 달라”고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대-중소기업(제조) 매출액 증가율 (자료제공-한국은행, 대한상공회의소)
▲대-중소기업(제조) 매출액 증가율 (자료제공-한국은행, 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전반적인 기업 성장세 하락을 우려했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30년 전 대기업의 10년간 연평균 매출액증가율은 10%를 상회했지만 최근 10년간은 평균 2.6%로 4분의 1 수준이다.

중소기업 역시 8~9%대에서 5.4%로 내려앉았다. 과거 고성장기 대중소 간 성장 격차를 ‘보호위주형 지원’으로 줄였다면, 이제는 방법론을 달리해 ‘성장지향형 정책’으로 기업의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상의는 또한 기업정책 패러다임 전환으로 ‘성장하고 싶은’ 기업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중기부·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0~2023년)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진입률은 평균 0.04%, 중견기업의 대기업 진입률은 1.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1만 개 중 4곳만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 100개 중 1~2개만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셈이다. 이런 ‘바늘구멍 성장’ 배경에는 성장할수록 혜택은 줄고 규제는 늘어나는 역진적 인센티브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날 대한상의와 김영주 부산대 교수 연구팀이 수행해 발표된 ‘차등규제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 관련 12개 법안에만 343개의 기업별 차등 규제가 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94개의 규제가 갑자기 늘고, 대기업이 되면 329개까지 급증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90조 원 이상 외부자금 모아 전략적 투자한다. 반면, 국내 지주회사는 공정거래법 때문에 외부자금을 모을 수 없어 대비된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대형마트 의무휴업도 차등 규제로 지적된다. 이같은 경제형벌 관련 조항은 약 60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경제의 계단식 규제 (김영주 부산대 교수 등)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의 계단식 규제 (김영주 부산대 교수 등)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다양한 정책제언도 쏟아졌다. 중소기업이든 중견-대기업이든 성장하는 기업에 보상을 제공하자는 제안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사 기준, 수익성(총자산 대비 영업이익)이 좋은 100개 중소기업을 중견기업 수준으로 자산을 늘린다면 (수익성 같다는 가정하에) 영업이익이 5조 원가량 추가 창출된다는 계산이다.

성장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실행전략도 제시했다. 계단식 규제의 ‘산업영향평가’를 시행해 규제 배경이 아닌 실제 성과를 따져 저성과 규제를 없애자는 것이다.

송승헌 맥킨지 한국오피스 대표는 기조 강연에서 올해 0.9%로 전망되는 경제성장률과 머지않아 0%대로 진입 예상되는 잠재성장률 등을 언급하며 “현재 한국 기업 환경의 가장 큰 문제는 기업가 정신이 함양되기 어렵다는 점이며, 업사이드는 작고 다운사이드는 큰 구조여서 경영진으로서는 위험을 회피하기 쉽다”면서 “이는 각 개인이나 기업을 탓하기보다는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앞줄 오른쪽 여섯번째)과 구윤철 부총리(앞줄 오른쪽 일곱번째), 김영훈 노동부 장관(앞줄 오른쪽 여덟번째)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앞줄 오른쪽 여섯번째)과 구윤철 부총리(앞줄 오른쪽 일곱번째), 김영훈 노동부 장관(앞줄 오른쪽 여덟번째)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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