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너머] '진짜' 프레임에 갇힌 기재부

입력 2025-08-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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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眞짜] : 본뜨거나 거짓으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참된 것.

또 '진짜' 타령이다. 돌림노래도 아니고 정부가 내놓는 정책마다 '진짜' 수식어가 판을 친다. '말이 씨가 된다'는 옛 속담을 너무 믿는 걸까. '진짜' 수식어만 붙이면 경제 성장도, AI 대전환도 가능할 거란 자신감일까.

할 수 있다, 해보자는 자신감은 좋다. 경제 정책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기획재정부의 자신감은 더더욱 반갑다.

문제는 뚜렷한 구호에 비해 내용이 빈약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22일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를 떠받칠 산업을 찾기 어려운 절박한 상황"이라며 지금의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AI 대전환 시대는 선도국가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지만 향후 5년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핵심은 AI 대전환과 초 혁신, 공정 성장이다. AI 대전환을 경제 성장의 돌파구로 제시했다. 기업이 앞장서고 정부가 뒷받침해 잠재성장률 3%의 '진짜 성장'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이다.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내놓은 경제성장전략인지도 안다. 인구 위기, 양극화, 고용 문제 등 복합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정부는 '절호의 기회' '마지막 골든타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사전브리핑에서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장에 나와 있는 전사의 관점'이나 '죽을 힘을 써서'라는 답변이 몇 차례 반복되기도 했다.

전략의 성공과 실패는 구체적인 전술과 실천력에 달렸다.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은 첨단산업 육성, 주력산업 고도화 등 두루뭉술하다. 혁신과 개혁, 성장을 외쳤던 역대 정부와 다를 바가 없다. 이전 정책과의 차별점은 AI 투자, 전방위 상용화 확대 정도에 불과하다. 정부가 연일 강조하는 'AI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만 빼면 뭐가 다른가 싶다. 산업·노동 구조개혁을 어떻게 하고 규제 혁신에 대한 로드맵도 빈약하다.

정부가 강조하는 '진짜 성장'은 AI 대전환이라는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가능한 일이다. 원대한 포부만큼 촘촘한 로드맵과 실행력이 필요하다. 특히 다른 나라에 비해 기술력, 인재 등 모든 면에서 AI 인프라가 열세한 우리나라는 더욱 전속력으로 뛰어들어야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진짜' 수식어는 필요 없다. 경제는 잘 만든 캐치프레이즈 하나만으로 금세 살아나는 게 아니다. 진짜만 외치다가 공염불만 외친 가짜가 될까 걱정된다. '진짜' 수식어를 '진짜'로 만들기 위해선 촘촘한 로드맵과 실행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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