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껍데기는 가라

입력 2025-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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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생활경제부 배근미 기자 (배근미 기자 athena3507@)
▲이투데이 생활경제부 배근미 기자 (배근미 기자 athena3507@)

작년 이맘 때 이탈리아 로마와 피렌체로 일 주일 간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온전히 자유로워진 시즌이었던 만큼 나 뿐 아니라 많은 여행객들이 인천공항으로 몰렸다. 당시 나는 시간과 비용적 측면을 고려해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로마로 입국하는 방식을 택했다.

내가 탄 비행편의 출발시각은 새벽 1시대, 이동시간 등을 감안하면 조금 이르긴 했으나 퇴근과 동시에 즉각 인천국제공항으로 내달렸다. 세계 최고 시설과 서비스로 입소문 난 인천공항 곳곳을 구경하며 여행 기분을 일찌감치 만끽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기대와 현실은 달랐다. 저녁 무렵이 되자 인천공항 곳곳의 불이 꺼지고 '영업종료' 분위기를 풍겼던 것. 주요 대형 출국 면세점들과 음식점들도 밤이 되자 셔터를 내렸다. 여행에 대한 나의 기대감과 설렘 역시 여행지에 도착할 때까지 일단은 접어두어야 했다.

내가 머릿 속에 그리던 24시간 잠들지 않는 '국제허브공항'의 진면모는 한국으로 돌아올 때 비로소 경험할 수 있었다. 출국 시에도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을 경유했는데 한 밤중 도착한 도하공항은 대낮처럼 환했고 어디든 열려 있었다. 나와 일행은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치킨으로 배를 채웠고 초대형 복합 쇼핑몰 같은 공항 내부를 새벽 2시까지 돌아다니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비행편을 기다렸다.

카타르 도하 공항은 올해 영국 스카이트렉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공항 순위 2위, 한국이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은 4위다. 이들 공항은 국제여객 수로도 지난해 기준 세계 1위와 3위 수준의 국제허브다. 하지만 두 공항을 찾은 방문객들의 체감 서비스 격차는 어떨까. 특히 낮과 밤의 모습이 전혀 다른 인천공항 내부 서비스와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현격하게 줄어든 현장 대응 직원 수는 인천공항, 더 나아가 한국이 국내외 방문객들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

이러한 가운데 인천공항은 2033년까지 개항 공사비의 두 배(약 3조 원대)를 들여 1터미널 리모델링 공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천공항이 개선해야 할 최우선 과제가 과연 외형일까.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공항공사는 고사 직전에 놓인 공항 출국장 면세점과의 임대료 협의는 없다며 28일로 다가온 법원 조정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국내 면세점과의 상생은 외면한 채 고액을 들여 외관만 갖추면 서비스와 내실이 자동으로 채워질까. 대한민국 대표 공항이 비용을 이유로 시설 운영을 최소화하고 국내 면세점 대신 초대형 외국계 면세점을 입점시킬 날이 머지 않은 것인가. 불안감이 엄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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