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GSK 등 빅파마가 기술수출 주도

올해 K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조 단위 계약 성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빅파마와의 계약도 잇따르며 규모와 질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19일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한국 의약품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76억8000만 달러(10조600억 원)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특히 일라이 릴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대형 제약사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빅파마 대상 기술수출 규모는 51억 달러 늘어 180% 급증했다.
올해 기술수출 성과는 릴리와 GSK와의 대형 계약에서 비롯됐다. 릴리는 올릭스의 대사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OLX702A’를 6억3000만 달러(약 9000억 원)에 도입했고, 알지노믹스의 리보핵산(RNA) 유전자 치료제 플랫폼 ‘트랜스-스플라이싱 리보자임’을 13억 달러(약 1조9000억 원)에 계약했다. GSK는 에이비엘바이오의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를 28억 달러(약 4조1000억 원)에 도입했다.
릴리는 올해에만 국내 기업 두 곳과 손을 잡았고, GSK는 처음으로 국내 기업의 기술을 도입했다.
이외에도 알테오젠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자회사 메드이뮨에 피하주사 제형 변경 플랫폼 ‘ALT-B4’를 13억5000만 달러(약 1조9500억 원)에, 에이비온은 항암 항체 신약 ‘ABN501’ 등 5개 물질을 13억1500만 달러(약 1조8000억 원)에 기술수출하며 연이어 조 단위 거래가 성사됐다.
특히 상반기에만 글로벌 20위권 빅파마 4곳과 계약을 맺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빅파마와의 기술수출은 단순 계약을 넘어 기술력과 신뢰를 입증하는 성과로 평가되며 임상 개발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와 판매 로열티 등 장기적인 수익 구조도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제네릭 생산기지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 신약과 첨단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글로벌데이터는 “한국은 정부 지원과 국제 투자 증가에 힘입어 새롭고 혁신적인 신약과 첨단 의약품 기술의 글로벌 허브로 전환하고 있으며 한국이 서구와 아시아 시장 사이의 전략적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1월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설립하고 2035년까지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톱5’ 진입을 목표로 내걸며 기술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는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을 이외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투자 다각화 관심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