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관계, 과거사 원칙 지키며 AI 시대 공동 도전 협력 촉구
‘빛의 혁명’ 역사 서사로 포용·통합 정치와 첨단기술 대응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8.1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5/08/20250815112547_2212540_655_408.jpg)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에는 대화를, 일본에는 미래지향적 협력을 제안했다. 북한과의 관계에서는 체제 존중과 적대행위 중단을 약속하며 대화 복원 의지를 나타냈고, 일본과는 과거를 직시하되 협력을 강화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엉킨 실타래일수록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야 한다”며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을 남북관계 정상화의 첫 단계로 제시했다. 그는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겠다”며 일체의 적대행위 의사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한, 9·19 군사합의의 선제적·단계적 복원 가능성을 언급하며, 군사적 긴장 완화 의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라는 호칭 대신 ‘북측’ 또는 ‘북’을 사용하며 상대 체제를 존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한다”면서 원칙적인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되,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해법을 찾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표현 역시 ‘북핵’이 아닌 ‘핵 없는 한반도’로 조심스럽게 선택해 발언의 유연성을 확보했다. 협력 방향으로는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을 제시하며 상호 호혜적 관계를 강조했다.
대일 메시지에서 이 대통령은 올해가 광복 80주년이자 한일수교 60주년임을 상기시키며 양국 관계가 역사와 미래라는 두 축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랫동안 굴곡진 역사를 공유했기에 일본과 관계를 정립하는 것은 늘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였다”라면서 여전히 과거사로 고통받는 이들의 존재와 양국 간 갈등의 현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독립운동가들 역시 언젠가는 한·일이 진정한 이웃이 되기를 바랐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립보다는 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득했다.
일본을 “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서 뗄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고 정의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 도전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초격차 시대와 같은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양국이 협력하면 충분히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신뢰가 두터울수록 협력의 질이 높아진다”며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신뢰를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건부 메시지도 전했다. 이 대통령은 23~24일 방일 일정을 앞두고 있어 이번 발언이 한일 정상회담 의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8.1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5/08/20250815110329_2212536_655_719.jpg)
이 대통령은 광복 80년을 맞아 한국 현대사를 ‘빛의 혁명’에 이르는 지난한 과정으로 해석했다. 3·1운동,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항쟁 등 연속된 시민 저항의 역사를 언급하며 ‘빛의 혁명’은 타고르가 노래한 ‘동방의 등불’이 오색찬란한 응원봉 불빛으로 재현된 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분열과 배제를 초래한 ‘내란 세력’을 비판하며 이들이 분단을 빌미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민주주의와 국민 주권을 억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두운 에너지를 포용과 연대의 에너지로 바꾸어야 더 나은 미래로 도약할 수 있다며 낡은 이념·진영 중심의 정치에서 벗어나 대화와 양보 기반의 상생 정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경제·통상 분야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관세협상을 “하나의 파도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며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더 큰 도전이 잇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도 "한미 관세협상은 하나의 파도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또 다른 파도가 시시각각 밀려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변화하는 국제정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치이다 국권을 빼앗긴 120년 전 을사년의 과오를 되풀이할 수 없다. 2025년 을사년은 달라야 한다"며 첨단기술 육성 및 에너지 전환을 통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