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운반선 세계 1위 ‘K-조선’, MASGA 프로젝트로 美 시장 공략 박차

김정관 산업부 장관, 취임 후 첫 현장행보…한화오션 명명식·美 함정 MRO 점검
美 LNG기업 발주 초대형 운반선 2척 인도…세계 발주량 상반기 100% 한국 수주
MASGA로 美 조선업 재건 지원·국내 조선소 새 시장 개척 ‘윈윈’ 기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오른쪽에서 여덟 번째)가 14일 장관 취임후 첫 번째 산업현장 행보로 경남 거제시에 소재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아 2척의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명명식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한국이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력과 점유율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통해 양국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취임 후 첫 산업현장 행보로 14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열린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의 명명식에 참석했다.

이번에 인도되는 선박은 미국 LNG 생산기업이 2022년 발주한 5척(총 12억 달러 규모) 가운데 1·2호선으로, 척당 20만㎥의 LNG를 실을 수 있다. 이는 우리 국민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LNG 양에 맞먹는 규모다.

이들 선박은 미국산 LNG를 전 세계로 수출하는 데 투입된다. 미국 선주가 자국 에너지 운반을 위해 한국 조선소와 협력한 것은 한미 조선협력의 상징적인 사례로, MASGA 프로젝트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MASGA는 미국 내 조선소 투자, 숙련 인력 양성, 공급망 재건 등을 묶은 패키지 형태로 미국 조선업 부흥을 지원하는 동시에 한국 조선업계의 새로운 시장 개척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대통령실이 3일 공개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모자. '마스가'는 이번 한미관세협상 때 조선 분야 협력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만든 슬로건으로 한국협상단은 이 모자와 대형 패널 등을 준비했다. (연합뉴스)

김 장관은 축사에서 “이 프로젝트는 미국과 한국 모두에게 실질적 이익을 주는 상호 윈윈 모델”이라며 “정부가 관계기관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해 미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이 여전히 고부가가치 LNG운반선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LNG선 760척 가운데 70% 이상이 한국에서 건조됐으며, 특히 올해 상반기 글로벌 LNG선 발주 물량은 전량 한국이 수주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품질·기술력·납기에서 모두 세계적 신뢰를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명명식 이후 김 장관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내에서 진행 중인 미 해군 전투지원함 ‘찰스 드류(Charles Drew)호’ MRO(정비·보수) 현장을 찾아 작업 상황을 점검하고 임직원과 승조원을 격려했다.

이 선박은 건식화물과 탄약 등을 수송하는 4만1000톤급 군수지원함으로, 지난달 31일 한화오션과 미 해군 간 계약이 체결됐으며 올해 11월 말 인도가 예정돼 있다.

한화오션은 이번 프로젝트를 포함해 월리쉬라(Wallisla)호와 유콘(Yukon)호 등 미 해군 군수지원함 3척의 MRO를 수주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앞서 진행된 두 건의 MRO처럼 찰스 드류호도 K-조선의 기술력으로 새 배처럼 거듭나길 바란다”며 한미 간 기술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김 장관은 한화오션 노조 김유철 대우조선지회장과 만나 K-조선의 재도약에 기여한 현장 근로자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산업부 장관이 조선소 노조위원장을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장관은 “현장 안전에는 노사 구분이 있을 수 없다”며 “노·사·정부가 원팀이 돼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조선소 운영을 위해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MASGA 프로젝트를 통한 한미 조선협력은 미국으로의 일감 유출이 아니라, 미국에서 우리 조선소에 새로운 기회를 의미한다"라며 "향후 한미 조선협력 과정에서 많은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