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아온 노하우 바탕으로 비채용 부문 사업 다각화

경기 불황으로 인한 채용 시장 둔화로 역성장 위기에 놓인 인적자원(HR) 플랫폼들이 신사업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핵심 사업인 채용 광고 수익 감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HR 플랫폼들은 사업 다각화나 기존 사업 강화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람인은 비(非)채용 부문의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월 선보인 연애 심리 기반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 ‘비긴즈(BEGINS)’가 대표적이다. 그간 2030 세대를 대상으로 쌓아온 매칭 기술과 방대한 데이터를 비채용 영역으로 확장한 첫 시도다. 데이터 인증과 심리 검사 기반으로 기존 데이팅앱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으로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사람인은 해당 사업을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신사업을 이끌어갈 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인크루트는 자체 온라인 시험 관리 플랫폼인 ‘고사장’을 내세워 교육 분야 사업에 진출했다. 온라인 시험 생성부터 감독, 채점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지원, 자체 채용시험을 운영하는 기업·자격 평가 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잡고 있다. 잡코리아 역시 디지털 명함 앱 ‘눜’과 ‘1분 레터’ 등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원티드랩도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구독형 생성 AI 개발툴인 ‘원티드 LaaS’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B2B(기업간 거래) 기술 매출 비중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HR기업들이 신사업 진출과 기존 서비스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경기 불황으로 채용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크다. 기업들이 채용을 줄인 탓에 기업 광고 수요가 줄고, 구직자 유입 역시 둔화하면서 실적이 악화하자 사업 다각화 등으로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사람인의 매출은 2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억 원으로 60% 이상 줄었다. 사람인의 지난해 기준 연매출은 1284억 원, 영업이익 2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 15.8% 감소했다. 사람인의 주력 사업이자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커리어 플랫폼 부문 매출은 올해 1분기 기준 16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한 수치다.
원티드랩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억 원, 영업손실 1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1.2% 줄었고, 적자 폭은 7억 9000만 원에서 12억 원으로 확대됐다. 인크루트는 지난해 연매출 343억 1000만 원, 영업이익 5000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15억 원 영업손실에서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채용 수요 감소에 따른 광고 매출 위축이 이어지면서 수익성 회복세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상장사인 잡코리아 역시 업계 전반의 채용 광고주 이탈과 사용자 수 정체 등 같은 요인으로 인해 실적이 뒷걸음질 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들의 핵심 수익원인 채용 광고나 유료 인재 검색 수요는 경기에 민감한 구조"라며 "데이터 분석, 인증 기반 인프라, 알고리즘 기술 등 축적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