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근의 우주 속으로] ‘무늬만 우주산업’ 현실 벗어나야

입력 2025-08-06 19:3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전 한국항공대 교수

정부주도 여전한 우주개발 30년사
고비용 위성·발사체 상업화 어려워
공공·민간부문 협력해 시너지 내야

올드 스페이스 시대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및 유럽우주국(ESA)과 같은 기관들이 우주 프로그램 실행을 독점했다. 오늘날의 뉴스페이스 시대에는 한때 정부만이 담당했던 다양한 서비스를 민간이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기업들은 계속해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우주기관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역할 및 역량을 요구한다.

세계 각국은 새로운 정부 우주기관(Space Agency)을 설립하고 그들의 임무는 진화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90여 개의 국가우주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이중 거의 절반은 지난 20년 동안 설립되었다. 그중 상당수는 유인우주비행이나 우주탐사에 중점을 둔 전통적 프로그램이 없는 국가에서 설립되었다.

우주에 관심 있는 대부분의 정부에서 우주상업화는 이러한 우주기관들의 권한을 확대하고 다각화하고 있다. 기존 우주 프로그램을 보유한 국가들도 이제 산업계와 협력하여 각종 과제에 대해 더욱 신속하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한다. 상업 우주산업을 활용하여 우주서비스의 새로운 활용 사례도 지원한다. 대학 및 연구소에서 산업체로의 기술이전과 초기 단계의 우주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활동이다. 그리고 차세대 우주임무에 대한 국제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이들 대다수 국가는 민간부문과 협력하여 정부 차원에서 우주경제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한다. 이는 소규모 국가와 지방 정부가 우주경제에 참여하고 필요한 역량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주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국가도 유망한 기술을 가진 신규 기업을 지원하고 산업 기반을 활용하여 우주경제에 참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주도의 우주개발을 시작한 지 30여 년 만에 뒤늦게 작년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외청으로 우주항공청을 설립하였다. 지난 30여 년 동안 해외 우주기관들은 국책연구소인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한국의 국가우주기관으로 인지해왔다. 항우연은 올드 스페이스 시대에 정부로부터 우주개발을 위해 독점적인 예산과 권한을 위임받아 연구개발(R&D)을 통한 임무 중심의 위성체 및 발사체 개발을 전담해왔다.

불행히 아직도 항우연은 규모의 경제가 되지 않고 상업 우주산업 창출이 불가능한 고비용의 올드 스페이스 개념의 위성 및 발사체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일부 사업은 우주산업을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민간주도로 전환했지만 체계설계 및 통합 능력이 없는 국내 산업체는 상업 우주산업이 불가능한 ‘무늬만 우주산업’ 참여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작년 5월에 출범한 우주항공청은 산하에 우주항공산업국 조직을 두고 뉴스페이스 분야의 상업화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R&D에 초점을 맞추려는 과기부의 특성상 실질적 상업 우주산업의 육성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어쩌면 R&D를 추구하는 부처하에서는 상업 우주산업화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뉴스페이스 시대의 상업 우주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신규 기관인 우주항공청은 우주경제 확장을 위한 현실적 대응방안을 내놔야 한다. 먼저, 국가 및 지역 우주산업의 명확한 성장 및 일자리 창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러한 목표를 수립하려면 우주부문 가치 사슬 전반에 걸친 우주경제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또한 우주항공청은 민간부문 참여자를 유치하기 위해 명확하고 차별화된 가치 제안을 개발해야 한다. 지리적 위치, 규제, 인력, 협력 파트너십, 기술 혁신, 자금 조달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상업 우주산업 발전을 꾀해야 한다.

참고로 미 항공우주국도 전반적인 우주경제 발전을 위해 업계와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나사는 우주분야 개발의 중요한 목표 달성을 위해 상업적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나사는 엑시엄 스페이스, 블루 오리진, 나노랙, 베스트 등 민간부문 파트너와 협력하여 저궤도에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대 후반부터 정부 및 상업 고객에게 위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주상업화는 산업의 역동성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 우주항공청은 이러한 변화를 활용하고 임무를 발전시키며 다각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협력하여 국가를 더욱 혁신적이고 경쟁력 있게 만드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환율 급등에 증권사 외환거래 실적 ‘와르르’
  • 조세호·박나래·조진웅, 하룻밤 새 터진 의혹들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15:24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149,000
    • -0.95%
    • 이더리움
    • 4,710,000
    • -0.97%
    • 비트코인 캐시
    • 853,500
    • -3.07%
    • 리플
    • 3,108
    • -4.04%
    • 솔라나
    • 206,400
    • -3.28%
    • 에이다
    • 654
    • -2.1%
    • 트론
    • 426
    • +2.16%
    • 스텔라루멘
    • 375
    • -1.32%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850
    • -1.88%
    • 체인링크
    • 21,140
    • -1.54%
    • 샌드박스
    • 220
    • -3.5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