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어음 주고 현찰 받아야”

입력 2025-07-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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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건설 현장을 찾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건설 현장을 찾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다음 달 1일 한미 관세 협상 시한을 앞두고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지금의 협상은 일종의 우리가 어음을 주고 현찰을 받는 것"이라며 실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방식에 대해 “완전히 보여주기식”이라고 표현하며 최근 일본과의 협상에서도 “실무자들이 합의한 숫자를 트럼프가 직접 수정하고 공개하는 장면은 선거용 메시지로 활용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이 5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건 단기간에 이행 가능한 성격이 아니라 상징적인 수치”라며 “한국도 장기적인 대미 투자 계획을 제시하고 구체적 이행은 이후에 조율하는 방식으로 시간과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어음을 주고 현찰을 받는 협상’이 현실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한국이 반드시 사수해야 할 협상 항목으로 ‘품목별 관세’를 지목했다. 특히 자동차에 대해 “일본이 15%로 낮춘 상황에서 우리가 그보다 높은 관세를 적용받게 되면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자동차는 국내 생산물량의 절반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만큼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핵심 품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도 주요 쟁점으로 언급했다. 그는 “일본은 US스틸 인수를 계기로 이 부분을 방어했지만 우리는 철강 수출 비중이 높아 전례 없는 관세 인하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사항으로는 시장 개방, 대미 투자 확대, 안보 협력을 꼽으며 “미국은 우리가 쌀 시장에 얼마나 민감한지 알고 있고 이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쌀은 WTO 합의에 따라 5개국에 나눠진 쿼터여서 미국에 몰아주는 방식은 불가능하다”며 방어 논리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고기에 대해선 “월령 제한(30개월 이상 수입 금지)을 유지하는 나라는 실질적으로 한국뿐인데 이미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 1위인 우리로선 상징적 양보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보 연계 요구에 대해서도 박 교수는 “중국 견제에 대해 미국 내 관료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관세 협상과 안보 정책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향후 방위비 분담 논의나 국방 협력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협상 데드라인을 앞두고 스코틀랜드에서 골프를 치는 장면에 대해선 “상대는 여유롭고 우리는 급한 협상 구도로 몰아가는 전형적인 압박 전략”이라며 “조급해질수록 협상력이 약화되기 때문에 냉정하고 계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FTA가 이미 체결된 상황에서 이 같은 상호 관세는 말이 안 되는 일방 관세”라면서도 “지금은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협상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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