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9.64% 감소한 6조3664억원
미국 판매 호조로 각각 판매량 증가
“미국 내 생산·부품 현지화 주력할 것”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2분기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확대와 신차 출시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관세로 수익성 악화가 현실이 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3·4분기에도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미국 생산 확대, 부품 현지화 등 다각도의 전략으로 적극적인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5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합산 매출액은 77조6363억 원, 합산 영업이익은 6조3664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95%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4%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올해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함에 따라 합산 매출액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대차는 2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한 48조2867억 원, 영업이익은 15.8% 감소한 3조6016억 원을 기록했다. 기아는 같은 기간 매출액 29조3496억 원, 영업이익 2조 764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1%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현대차 106만5836대, 기아 81만4888대로 합산 188만724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이후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기아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을 경신했다. 합산 판매량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1.53%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는 매출액 상승 요인으로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 우호적인 환율 환경 등을 꼽았다. 특히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기아는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올리면서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은 미국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분기 관세로 인해 현대차는 영업이익 감소액만 8282억 원, 기아는 7860억 원에 달했다. 관세 영향이 없었다면 양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인해 2분기 영업이익이 8280억 원이 감소했다”며 “3·4분기에는 관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3·4분기에도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른 실물 경제 침체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소비자의 구매 심리 위축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가격 정책과 생산 효율화를 통한 원가절감, 중장기적으로는 부품 현지화와 미국 내 생산 확대를 통해 근본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8월 발표될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방향성에 따라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내에서는 유연한 생산 운영을 통해 시장 수요 및 규제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일례로 기아는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볼륨 레저용(RV) 차종의 하이브리드 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관세 등 외부요인을 기본적인 체력이나 이익창출 능력을 더욱더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며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전적으로 미국 내에 먼저 공급하는 전략을 펴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