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는 간염, 방치하면 간 경변·간암까지 [e건강~쏙]

입력 2025-07-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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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진단율 낮아 치료 환자 10% 미만…약물로 99% 완치 가능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 최근 5년 B형 간염(왼쪽) 및 C형 간염 환자 발생 추이 그래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 최근 5년 B형 간염(왼쪽) 및 C형 간염 환자 발생 추이 그래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

매년 7월 28일은 ‘세계 간염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30년까지 B형과 C형 간염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험을 종식하자는 취지로 지정한 기념일이다. 간염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환자가 이상을 눈치채기 어렵다. 하지만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면 중증의 간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어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

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B형 간염과 C형 간염이 대표적이다. 학계는 전 세계적으로 B형 간염은 약 2억9600만 명, C형 간염은 약 5800만 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한다.

국내 B형 간염 환자는 최근 5년 동안 증가세를 보였다.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B형 간염 환자 수는 2020년 39만1852명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해 40만9916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C형 간염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2020년 3만8451명이었던 환자 수는 지난해 2만6395명까지 줄었다.

이문형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염 바이러스는 만성 간 질환과 간세포암(HCC)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간세포암의 약 80%가 B형 또는 C형 간염과 관련이 있다”라며 “간세포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간염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B형은 접촉 및 수직감염…C형은 비위생적 문신과 주사기로

B형 간염은 감염자의 혈액, 정액, 타액 등 체액을 통한 점막 또는 비점막 접촉으로 전파된다. 특히 출생 시 산모로부터 신생아에게 전달되는 수직감염이 국내를 포함한 고유병 국가에서 가장 흔한 전파 경로다. 이외에도 감염자의 체액이 묻은 면도기, 칫솔 등의 생활용품 공유, 성접촉, 무면허 시술 등 일상생활 속 노출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C형 간염은 주로 혈액을 통한 전파가 중심 경로다. 과거에는 수혈이나 주사기 공동 사용이 주요 원인이었다. 최근에는 비위생적인 문신 시술과 주사기 공유를 통한 약물 사용, 특히 교도소나 비공식 시술 환경에서의 감염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간염은 간단한 혈액 검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B형 간염은 표면항원(HBsAg)과 표면항체(HBsAb)를 검사해 감염 여부와 면역 상태를 알 수 있다. 표면항원이 양성이면 현재 감염 상태, 항체가 양성이면 백신 접종이나 과거 감염을 통해 면역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

C형 간염은 먼저 항체 검사(anti-HCV)를 시행한다. 이 항체가 양성으로 나올 경우, 실제 감염됐거나 과거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다만 드물게 위양성도 나타나, 정확한 확인을 위해 추가로 C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HCV RNA)를 시행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백신 있지만 완치 못 하는 B형…완치약 있지만 백신 없는 C형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어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 B형 간염은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없지만,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간 손상을 줄일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가 있다. 약물치료의 적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 중이라면 반드시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약물을 자의적으로 복용 중단하면 간 손상을 악화하거나 치료 효과가 떨어져 위험하다.

반면 C형 간염은 백신이 없고 치료제가 존재한다. 비교적 최근 개발된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AA) 덕분에 8~12주 정도의 약물치료만으로 99%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간 경변이나 간암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어,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40세 이상의 B형 간염 보유자는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간암이나 간 경변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한국은 국가건강검진사업을 통해 B형 간염 보유자에게 간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무료 또는 10%의 본인 부담금으로 제공하고 있다.

C형 간염은 감염자 수보다 실제 치료받는 환자가 매우 적다. 대한간학회는 국내 C형 간염 감염자가 약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실제 진료받은 환자는 2만6395명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감염자의 약 8.8%로 10명 중 1명만 진료를 받은 수준이다.

이 교수는 “그간 C형 간염 검사가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려웠다”라며 “올해부터는 56세가 되는 국민(1969년생)을 시작으로 C형 간염 항체 검사가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됐다”라며 적극적인 검진을 권했다.

▲이문형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문형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A형·E형 등 다양한 급성 간염도 주의해야

A형과 E형 간염처럼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되는 간염도 유의해야 한다. A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있어, 해외여행 예정자나 항체가 없는 20~40대 젊은 층에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E형 간염은 국내 유병률이 낮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환자 수와 항체 양성률이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1년에는 494명의 환자가 신고돼, 이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성인 인구를 대상으로 한 항체 조사에서는 전체 인구의 17% 이상이 E형 간염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됐다.

간염을 포함한 간 질환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피로감이나 식욕 저하를 감기로 착각하고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 뒤에는 간 기능 이상이나 만성 간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어,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간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교수는 “간 기능 수치가 정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반드시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상담해 원인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라면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간 기능 검사를 통해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간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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