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37조원+α' 비단 주머니 준비...'대미투자'로 관세 협상 돌파

입력 2025-07-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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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2 통상협의' 돌연 취소...美재무장관 '긴급 일정' 이유
정부,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중심 투자 계획 취합
日, 美측에 '5500억 달러 투자 펀드' 제안...15% 관세 합의
내달 1일 상호관세 발효 시 반도체·車 등 산업 타격 불가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한국과 미국 간 재무·통상 수장의 '2+2 통상 협의'가 하루 전 돌연 취소됐다. 미국 측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긴급한 일정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일주일 앞두고 핵심 카운터파트 간 대면 협의 일정이 틀어지면서 양국 협상 타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관세 유예기한(8월 1일)까지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한국 정부가 협상 테이블에 어떤 카드를 올릴지 이목이 쏠린다. 일단 정부는 쌀, 소고기 등 민감한 농산물은 협상에서 계속 제외하는 대신 '대미 투자펀드' 협상 카드를 제시하며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기획재정부는 "미국과 예정됐던 25일 2+2 협상은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의했다"며 "한미 양측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2 통상 협의에 우리 측 대표로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에서는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미국 측은 이날 오전 9시쯤 메일로 2+2 협상 연기 통보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미국 측은 연기를 요청하는 메일에서 여러 차례 미안하다고 언급하며 조속한 시일 내에 일정을 잡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중 미국으로 출국하기로 했던 구 부총리도 출국 일정을 취소했다. 다만 이미 출국한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계획대로 미국 측과의 협의를 진행한다.

한미 통상협의가 하루 전 돌연 취소되면서 정부가 앞으로 어떤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더군다나 미국이 제시한 상호 관세 부과일(8월 1일)까지 일주일밖에 남아있지 않아 미국과 협상할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상업계에 따르면 한국 통상 대표단은 이달 25일로 예정됐던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에서 미국 정부 측에 1000억 달러(137조 원) 이상의 현지 투자 계획을 제안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관세 협상에 앞서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과 접촉해 가용한 현지 투자 금액을 취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14일과 15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각각 만나 만찬을 하며 대미 투자와 글로벌 통상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현재까지 기업들로부터 약속받은 투자 금액은 약 1000억 달러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과 산업·수출 구조가 유사한 일본은 5500억 달러(약 757조 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제안해 25%로 예고됐던 상호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한국 정부의 투자 금액은 일본에 비해 적지만 일본의 경제 규모가 한국과 비교해 2배가 넘는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또한 이는 기업들의 순수 투자계획이라 정부 조달자금까지 더해지면 제안 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정부는 일본처럼 투자 펀드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본과 달리 한국은 쌀, 소고기 등 민감한 농산물은 협상에서 제외한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쌀이 부족해 올해 쌀값이 평년 대비 2배 급등했지만, 한국은 해마다 쌀이 20만t 이상 남는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다만 에너지 수입과 투자 확대, 조선·원전·반도체 등 산업협력 부문에선 미국 측 요구를 최대한 들어준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8월 1일부터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실제로 관세가 발효되면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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