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친윤계 vs 탄핵 찬성 혁신파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경쟁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조경태, 안철수, 장동혁 의원 등 중진들의 공식 출마로 4파전 양상으로 본격화됐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탄핵 찬반을 주장했던 입장에 따라 경쟁 대진표가 형성될 전망이다.
김문수 전 장관은 20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는 강한 야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탄핵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입장을 취했으며 이후 비윤석열계 및 혁신파와의 거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당이 쪼그라드는 방향으로 혁신한다면 반은 혁신이지만 상당한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며 혁신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당내 통합을 강조하며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전한길 씨의 입당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문호 개방의 원칙을 주장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언론과 탄핵 찬성 세력이 나를 극우로 몰아간다”며 “반드시 당 대표가 되어 당과 당원을 모독한 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지난해 7·23 전당대회에서 ‘팀 한동훈’으로 한동훈 전 대표와 함께 출마한 후 최고위원에 선출됐고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친윤계로 전향했다. 최근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장 의원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등을 ‘1차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어 당내 갈등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반면 윤석열 탄핵을 찬성했던 파의 입장은 강력한 인적쇄신과 내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을 위기로 몰고 간 책임자들과 철저히 단절하겠다”며 강력한 인적 쇄신과 국민 참여 혁신위 상설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조 의원은 특히 친윤 세력을 겨냥해 "과감한 인적 청산만이 국민의힘이 다시 사는 길"이라며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극우·극단 세력과 완전히 결별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김문수 전 장관의 보수적 입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김 전 장관은 ‘윤어게인’, 부정선거, 계몽령을 옹호하는 극단적인 세력들과 결별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극단 세력에 점령당하면 국민의힘은 침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중도·혁신 연대 전략을 내세우며 당의 변화와 혁신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
한편, 한동훈 전 대표는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최근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을 잇따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만남은 전당대회에서 탄핵 찬성 입장을 취해온 한 전 대표와 안 의원 간의 전략적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