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혁신 아이템 프로젝트팀 구성·기재부 AI국 신설"
"2022년 이후 법인세수 40% 빠져…감세정책 종합 검토"
"기재부 조직개편 동의…국내생산촉진세제 적극 검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17일 초혁신경제·인공지능(AI) 대전환을 위한 '초혁신 아이템 프로젝트 팀' 구성, 기재부 내 AI국 신설 등의 구상을 내놨다. 세수결손 요인으로 지목된 지난 윤석열 정부의 법인세 등 감세 정책 복구도 시사했다.
구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초혁신경제 대전환을 통해 낡은 추격경제 모델을 선도경제 모델로 혁신하고 지속가능하고 체감할 수 있는 성장으로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이 선순환하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대전환을 통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을 달아야 한다"며 "AI 기술개발은 물론 AI를 기업과 정부, 국민의 일상 전반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9쪽 분량의 구 후보자 모두발언문에 'AI' 단어만 10번 들어갔다.
구 후보자는 "AI 대전환과 초혁신경제가 의미있는 성과를 내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를 모두 모아 '초혁신 아이템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고 재정과 세제, 인력, 규제완화 등 유무형의 모든 자원을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 내 AI국 신설 구상도 밝혔다. 구 후보자는 "취임하면 기재부의 기존 국을 구조조정해 AI국을 신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AI에 10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과 관련한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국가) 재정만이 아니라 민간자본까지 다 포함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시기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 원상복구 계획을 묻는 오기형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법인세 최고세율은 24%로 2022년 세법개정을 통해 1%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구 후보자는 "법인세수가 2022년도 100조 원 수준에서 지난해 60조 원대까지 40%나 빠진 상황"이라며 "진짜 대한민국으로 대전환할 수 있는 부분에 필요한 재원은 어디선가 충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검토 계획도 밝혔다. 해당 제도는 국내에서 전략산업 등 제품을 최종 생산·판매한 기업에 대해 생산·판매량과 비례해 법인세를 공제해주는 제도로,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 2월 현대차 아산공장을 찾아 "전략산업 분야의 국내 생산과 고용을 늘리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관련 세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구 후보자는 국내생산촉진세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진성준 민주당 의원 질의에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과 같은 부분이 나타나기 때문에 적극 검토하겠다"며 "국내에서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고 국내에서 일자리가 생기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는지 연구·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에 동의하느냐는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질의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재원을 배분하고 각 부처가 사업예산을 자율 편성하는 총액배분자율편성제 동의 여부를 묻는 말엔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야당에서는 구 후보자를 둘러싼 부동산 투기 의혹과 예산실장 시절 조달 비리업체를 방문한 배경 등을 고리로 비판에 나섰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2004년 후보자 부인이 분당에 살 때 전남 무안 소재 1200평 논 7개를 쪼개 매매했다"며 "당시 무안군 일대에 기업도시 유치 열풍이 불었는데 나중에 좌초돼 가격이 오르지 않았고 2016년에 매도한 것으로 나오는데 누가봐도 투기"라고 말했다.
구 후보자는 "2003년 주 5일제가 되며 도시민 영농 체험, 주말 농장 등으로 인해 1000평방미터 미만은 정부가 권장했다"며 "집사람이 도시에서 자랐기에 영농체험을 하려는 순수한 목적이었고 절대로 투기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2004년 3500만 원으로 지분 일부를 샀고 2016년 1000만 원에 팔았으면 손해를 봤는데 손해 보고 파는 투기가 어딨나"라고 엄호에 나섰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구 후보자가 2018년 기재부 예산실장 당시 한 업체가 운영하는 스포츠센터를 찾아 당시 광주시장을 만났으며, 해당 업체가 당시 현역 국회의원 뇌물 공여 혐의, 납품비리 등으로 500억 원 수준의 부당이득 혐의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예산실장이 이런 업체를 함부로 다녀도 되는가"라고 물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도 아니고 기재부 예산실장이 스포츠시설에 간 건 아주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최은석 의원도 "당시 광주시 공식 블로그에 구 후보자가 포함된 사진을 올린 목적과 그 시간에 후보자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을 보면 투명하지 않은 처신이 있었던 것 같다"며 "예산실장, 고위직 공무원으로서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나"라고 추궁했다.
구 후보자는 "순수한 마음에 현장을 한번 둘러보자는 마음으로 갔다"며 "앞으로 처신에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