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배 아픈 우리 아이, 큰 병은 아닐까? [e건강~쏙]

입력 2025-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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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만성 복통, 대부분 병 아니지만…구토·빈뇨 등 경고증상 보이면 병원 찾아야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적지 않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장기간 반복되는 복통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18일 의학계에 따르면 4~16세 소아의 만성 복통은 10명 중 1~2명에서 보이는 흔한 증상이며, 특히 4~6세의 어린아이들이나 청소년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보호자는 아이의 증상이 가볍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경우 병원을 찾기 주저하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큰 병을 의심하며 불안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먼저 아이의 증상이 급성인지 아니면 만성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수일 이내에 시작돼 즉각적인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하는 급성 복통과 다르게, 만성 복통은 복통의 지속이나 반복이 최소 2개월 이상 경과하고 정상적인 활동에 영향을 주는 경우다.

복통은 위장관에 있는 통증 수용기가 물리적인 압력이나 화학적인 자극을 받으면 발생한다. 가스가 차거나 당겨지거나 눌리거나 꼬임으로써 장이 늘어났을 때 통증으로 느낀다. 또한 염증이 생기거나 혈액공급이 잘되지 않을 때 허혈이 일어난 부위에서도 분비되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에 대한 반응으로 통증을 느낀다.

통증을 느끼면 역치 값은 사람마다 편차가 크다. 장-뇌 축(gut-brain axis) 개념에 따르면, 어떤 아이들은 장에서 발생한 정상적인 자극에 대해서도 뇌로 가는 잘못된 신호 때문에 통증을 느낀다. 위장관염으로 발생한 신경학적인 과민성에 의해 최초의 트리거(trigger)인 감염이 완전히 호전되고 난 뒤에도 만성적인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즉, 병이 없는 정상적인 장에서도 통증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소아 만성 복통은 대부분 병이 아닐 기능성 복통이다. 병적이지 않은 정상적인 상황에 대한 내장의 과민 반응과 아직 미숙한 장운동의 기능 장애가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소아의 만성 통증을 모두 기능성 복통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동반된 증상들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즉각적인 검사 혹은 치료가 필요한 주요 경고 증상을 꼭 체크해야 한다.

우선, 복통으로 잠에서 깰 정도일 때는 아이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또한 간담도계 질환을 시사하는 지속적인 우측 윗배 통증, 급성 맹장염을 시사하는 오른쪽 아랫배의 통증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녹색 담즙이 섞인 구토가 있거나 원인불명의 발열이 장기간 동반될 때, 빈뇨, 혈뇨, 잔뇨 등 비뇨기계 문제를 고민해보아야 하는 배뇨증상이 있을 때, 만성적인 심한 설사나 피가 섞인 대변을 동반할 때도 위험 신호일 수 있다. 의도하지 않은 체중감소가 있거나 성장 속도가 갑자기 둔화할 때, 위장관 염증질환이나 소화기질환의 가족력이 있을 때에서는 추가적인 검사를 통해 기질적인 원인을 감별해야 한다. 이런 증상에 해당한다면 바로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경고 증상이 있으면 소아소화기영양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자세한 병력을 청취하고 신체 진찰을 하며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한다. 검사는 기본 검사와 특수 검사를 비침습적 검사에서 침습적 검사 순서로 진행한다. 염증성 장질환이나 궤양이 의심된다면 소아 수면 내시경도 시행할 수 있다.

만성 복통에 대한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양하다. 음식 과민 위장관 질환이 의심된다면 경구 약제와 함께 원인 음식을 찾고 제거하는 식이 교육을, 만성 변비가 원인이라면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경구 약제와 생활 습관의 변화에 대한 교육을 시행한다. 만성 감염이 원인이라면 항생제나 제균 치료를 하고, 췌장염이나 담관 질환이 있다면 그 원인을 찾고 치료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소아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도 반드시 감별해야 할 중요한 질환이며, 진단 후에는 스테로이드나 각종 면역조절제, 면역억제제 치료가 필수적이다.

최호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과거에는 기본적인 혈액검사나 영상검사, 소아 내시경이 쉽지 않았던 시절도 있지만, 최근에는 장의 염증성 병변을 예상하고 다음 검사로 나아갈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많은 혈액검사 항목들과 대변검사 들이 의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널리 사용되고 있다”라며 “만약 고민이 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우리 아이가 검사가 필요한 아이인지, 필요하다면 어느 수준까지 검사를 통해 기질적인 원인을 감별해야 하는지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도 좋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원인이 있다면 원인을 해결하고, 기질적인 문제가 없다면 조금은 안심하고 식생활 습관의 변화와 증상 완화를 도와주는 여러 가지 약물의 도움으로 일상을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라며 “만성 복통은 너무 쉽고 안일하게 생각할 문제도 아니지만, 걱정만 하면서 불안감으로 시간을 보낼 필요도 없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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