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오는 11일 첫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노사가 10여 차례 교섭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가 여름 집단휴가 전 타결을 압박하기 위한 단체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11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오후 3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첫 파업이자,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에 따른 합법적 쟁의권 확보 이후 진행되는 첫 단체행동이다.
중노위는 전날(7일) "노사 간 의견 차이가 크다"며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64% 찬성)를 거쳐 파업권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10차례 이상 교섭을 진행했지만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했다. 노조는 특히 사측이 아직 첫 임금 제시안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며 협상 의지를 문제 삼고 있다.
노조는 올해 △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근속수당 인상 △정년 연장(최장 65세) 등을 주요 요구안으로 내걸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늦어도 다음 주 안에 공식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추가 파업 일정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에도 24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HD현대중공업은 2023년부터 3년 연속 파업 수순을 밟게 된다.
업계에선 노조가 본격적인 휴가철 전 협상 타결을 유도하기 위해 수위를 조절한 ‘부분파업’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측이 빠른 시간 내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파업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교섭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쟁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갈 것”이라며 “단체교섭의 정상화를 위해 실질적 제시안을 조속히 마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 측은 아직 이번 파업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