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졌으나 체질개선 ‘시험대’ [무기의 시대, K-방산 다음을 묻다①]

입력 2025-07-0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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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8일은 ‘방위산업의 날’이다. 관련 법 제정 이후 처음 맞는 기념일이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올해 수출 200억 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과거 무기 국산화라는 생존 전략에서 출발한 국내 방위산업은 이제 첨단 무기체계 수출국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그 위상이 바뀌었다. 이재명 정부도 K-방산 글로벌 4대 강국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K-방산의 성장과 그 이면, 또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가성비·납기 경쟁력으로 수출 가속
속도전에 가려진 구조적 과제도 상존
‘4대 강국’ 도약 위한 정부 전략 본격화

▲K2 전차. (사진제공=현대로템)
▲K2 전차. (사진제공=현대로템)

전 세계적인 국방 수요 확대와 함께 K-방산이 수출 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적자 산업’으로 여겨졌던 방산이 전략 산업으로 위상을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2017년 32억 달러(약 3조8000억 원)에서 2022년 173억 달러(약 21조2000억 원)로 일곱 배 가까이 증가했다.

성장의 동력은 ‘가성비’와 ‘속도’다. 미국·유럽산 무기보다 저렴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갖췄고, 납기 대응력도 뛰어나다. 여기에 다양한 무기체계 라인업과 운용·정비까지 아우르는 패키지 수출 역량도 강점으로 꼽힌다.

산업 위상 변화에 발맞춰 정책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1회를 맞은 ‘방위산업의 날’을 기념해 8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방위사업청 등 정부 관계자들과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 방산업체 대표들이 총출동했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기념사에서 “1970년대 소총과 탄약 개발로 시작된 한국 방위산업은 오늘날 세계가 주목하는 무기 체계를 자체 개발하고 생산하고 수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미래 전자 환경에 최적화된 첨단 무기체의 개발을 선도하고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인재 양성을 통해 기술 초격차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에 진행된 국제학술세미나에서는 마이클 바카로 미 국무부 부차관보와 국방혁신단(DIU) 데릭 켄모스 선임고문이 연사로 나와 한미 협력 가능성도 모색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방산 4대 강국이라는 목표 달성을 이끌 방산 육성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고, 방산수출진흥전략회의 정례화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 투자, 해외 판로 확대 등 범부처 차원의 노력을 주문했다.

방산 사업에서 손을 뗐던 기업들도 관련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LG그룹은 우주산업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주항공청과 간담회를 갖고 우주 스타트업 무인탐사연구소와 함께 진행한 달 탐사 로버 주행 테스트 사례를 공유하는 등 ‘뉴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급성장의 이면에는 여전히 구조적 과제들이 상존한다. 군 출신 인사들의 불투명한 재취업 문제는 수년간 문제로 지적됐고, 산업재해나 협력업체 소외 등 불신 요소들도 해소되지 않았다. 납품 현장 중심의 생산 환경에서는 기본적인 안전조치조차 미비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또 항공기 엔진, 레이더, 전자광학장비 등 핵심 구성품의 국산화율이 낮아 무기체계 통합의 자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무기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부품의 국산화율은 30% 안팎에 불과하다. 체계종합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 역시 협력업체의 기술 자립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선 방산 수출 실적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핵심 기술 국산화와 숙련 인력 양성, 소수 대기업 중심 취약한 공급망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구조적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방산 수출은 정부 간(G2G) 협약 형태로 이뤄지는 만큼, 계약 체결부터 생산·운용까지 전 단계에 걸친 범정부 차원의 일관된 지원이 필수적이란 목소리가 높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수출 기회가 많은 시기지만, 단기 수주에만 집중하면 공급망이나 기술 기반을 잃기 쉽다”며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장기적 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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