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표 어묵 브랜드 ‘삼진어묵’을 운영하는 삼진식품이 코스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K푸드 열풍과 함께 전통 식품의 새로운 기업가치가 주목받는 가운데, 삼진식품이 자본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진식품은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일각에서 “상장 재도전”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회사 측은 "이번이 첫 공식 청구이며, 과거에는 투자 유치를 위한 계획 수립 차원의 논의였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2021년 RCPS(상환전환우선주) 방식으로 150억 원을 유치했지만 이는 상장 전제의 기관 투자였을 뿐, 정식 심사 절차에 들어간 적은 없다”며 “올해 5월 해당 RCPS가 단순 보통주로 전환돼 IPO 추진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71년 전통+10배 성장"… '어묵 베이커리'로 체질 개선
1953년 부산 영도 봉래시장에서 창업한 삼진식품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어묵 제조업체다.
3세 경영자인 박용준 대표가 2013년 도입한 ‘어묵 베이커리’ 모델은 매출 다변화의 기점이 됐다. 그해 83억 원이던 매출은 2023년 기준 964억 원으로 10배 이상 급성장했다.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8억 원이며, 당기순이익은 10억 원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RCPS 회계 처리에 따른 일회성 평가손실이 반영된 수치”라며 “영업 실적만 놓고 보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략도 ‘착착’ … CES서 ‘어묵 도우 피자’ 선봬
삼진식품은 K푸드 수출 확장에 발맞춰 인도네시아·베트남·호주 등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 해외 매출은 29억 원 규모로 집계됐으며, 미국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 참가해 '어묵 도우 피자'를 선보였고, 글로벌 바이어 대상 제품 홍보를 진행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박 대표는 “전통 식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해외에서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상장을 계기로 보다 투명한 경영 기반을 마련하고, 산업 구조 혁신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상장 추진은 단순한 기업 성장의 의미를 넘어, 전통식품업의 구조 전환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국내 식품기업 중에서는 드물게 브랜드력·유통경쟁력·글로벌 확장성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도 따른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삼진식품은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유통과 브랜딩을 동시에 확장한 사례"라며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할 경우, K푸드를 중심으로 한 전통 식품기업의 새로운 투자모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