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임기를 약 3개월 남겨두고 물러났다. 국방부와 군 수뇌부 대대적 인사태풍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강 사장이 7월 1일자로 퇴임했다. 임기가 3개월 남아 임기를 다 채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 나왔지만 결국 조기 사퇴키로했다. KAI 측은 “이번 달 진행된 FA-50 필리핀 추가 수출 계약과 KF-21 최초 양산 추가물량 계약 등 주요 추진 사업들이 마무리되면서 (용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AI는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현재 사내이사로 등재된 고정익 사업 부문장인 차재병 부사장을 사장 대행으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KAI는 지난달 20일을 권리주주 확정일로 설정했기 때문에 한달 후인 7월 중순 이후부터는 사실상 언제든 주총 열고 사장 선임할 수 있는 상태다.
후임으로는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 류광수 전 KAI 부사장, 박인호 전 공군참모총장 등이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 방사청장을 지낸 강 전 청장은 아랍에미리트(UAE)와 4조원 규모의 '천궁-Ⅱ(M-SAM2)'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2006년 방사청 개청 당시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로 방위산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선 기간 이 대통령의 국방안보자문위원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류 전 부사장은 'KF-21 산증인', 'KF-21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로 강 사장이 취임 직후 해임됐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기술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박 전 공군참모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초반기 대북정책관을 맡았다. 이재명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국방안보자문위원단에도 합류한 바 있다. 국방안보자문위원단에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속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KAI 입장에서는 어차피 낙하산이 올거라면 이재명 정권 하에서 입김이 그래도 있는 ‘센 낙하산’이 오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 사퇴는 국방부와 군 수뇌부의 대대적 물갈이 신호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강 사장은 조기에 물러나고 문재인 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 지낸 서 전 장관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취업하는 등 라인이 교체되는 모습이다.
석종건 방사청장도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인물이다. 조만간 교체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외에 이건완 국방과학연구소장, 신상범 국방기술품질원장 등이 윤석열 정부 '보은인사'로 꼽혀 이들도 대거 바뀔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