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불공평하다 [해시태그]

입력 2025-06-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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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도대체 스타란 무엇일까요? ‘스포츠 선수’로 한정된다면 성적이 좋은 선수일까요? 아니면 팬 수가 많은 선수일까요? 그 묘한 기준이 바꿔놓은 선정 방식이 또 여러 볼멘소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말이죠.

23일 KBO리그 프로야구 올스타전 베스트12 멤버가 최종 선정됐습니다. 팬 투표와 선수단 투표를 7대 3 비율로 합산해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로 나눠 포지션별 최고 득표자를 선정하는 방식은 올해도 그대로 유지됐는데요. 이 변수로 팬 투표 1위를 하고도 혹은 선수단 투표 1위를 하고도 베스트12에 오르지 못한 피해자(?)들이 발생했습니다.


(출처=KBO 홈페이지 캡처)
(출처=KBO 홈페이지 캡처)


롯데 자이언츠는 드림 올스타에서 무려 6명의 선수를 배출하며 최다를 기록했고, 삼성 라이온즈도 5명으로 뒤를 이었는데요. 반면 나눔에서는 한화 이글스가 투수 전 포지션(선발·중간·마무리)을 휩쓰는 저녁을 보여줬죠. 특히 마무리 투수 김서현은 팬 투표에서 178만 표 이상을 받으며 역대 최다 득표라는 기록까지 써냈는데요. 한화의 막강 팬덤과 김서현 개인의 화제성, 성적 모두가 어우러진 결과였죠.

이어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가 각각 3명, NC 다이노스 2명, SSG 랜더스는 1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면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는 베스트12에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는 굴욕을 맛봤죠.

드림 올스타팀 명단에는 선발 원태인(삼성), 중간 배찬승(삼성), 마무리 김원중(롯데), 포수 강민호(삼성), 1루수 디아즈(삼성), 2루수 고승민(롯데), 3루수 최정(SSG), 유격수 전민재(롯데), 외야수 구자욱(삼성), 윤동희·레이예스(이상 롯데), 지명타자 전준우(롯데)가 선정됐고요.

나눔 올스타팀은 선발 폰세, 중간 박상원, 마무리 김서현(이상 한화), 포수 박동원, 1루수 오스틴, 외야수 박해민(이상 LG), 2루수 박민우, 외야수 박건우(NC), 3루수 김도영, 유격수 박찬호, 지명타자 최형우(이상 KIA), 외야수 플로리얼(한화)로 구성됐습니다.


▲문현빈(한화 이글스) (연합뉴스)
▲문현빈(한화 이글스) (연합뉴스)


전통의 인기 팀인 롯데와 삼성, 한화의 선전이 돋보였지만, 팬들은 여간 아쉬운 게 아닌데요. 2등과는 꽤 차이 나는 많은 표를 확보하고도 명단에 들지 못한 아픔 때문이죠. 드림팀 중간투수 부문 정철원(롯데), 2루수 류지혁(삼성), 나눔팀 외야수 문현빈(한화)이 대상자인데요. 이들은 팬 투표 1위를 기록했지만, 선수단 투표 결과에서 밀리며 최종 명단에는 들지 못했죠. 대신 각각 배찬승, 고승민, 최형우가 최종 선정됐는데요. 특히 정철원과 문현빈은 각각 약 20만 표, 약 30만 표 이상의 팬 투표 격차에도 불구하고 각각 0.42점, 0.27점 차로 고배를 마셨죠.

지난해에도 한화 류현진 선수가 팬 투표 2위(약 97만 표)에도 불구 선수단 투표 155표라는 어마어마한 지원으로 총점 1위에 올라 베스트12에 뽑혔죠. 이 같은 결과에 ‘올스타전’의 투표 방식에 불만을 표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졌는데요. 팬들이 만들어낸 축제의 장이라더니 그 팬들의 의견이 무시됐다고 말입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양대리그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 각 포지션 선발 선수는 팬 투표 100%로 결정되는데요. 1차 투표에서 후보군을 좁히고, 결선 투표에서 최종 1명을 뽑는 방식이죠. 선수단 투표나 감독 추천으로도 선수들이 뽑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벤치 멤버’일 뿐. 팬이 뽑은 선수는 무조건 선발 출전입니다.

일본 프로야구(NPB)도 다르지 않은데요. 팬 투표 1위는 곧 선발 확정이죠. 선수단 투표와 감독 추천은 여기서도 후보 보강용입니다. 즉, MLB나 NPB 모두 ‘팬이 뽑으면 선발’이라는 단순 명쾌한 룰을 따르는 것인데요. 선수단 투표 결과가 아예 ‘베스트12’ 선정에 영향을 미치는 KBO리그와 사뭇 다르죠.


(출처=KBO 홈페이지 캡처)
(출처=KBO 홈페이지 캡처)


그렇다면 팬 투표 1위가 떨어지는 이 독특한 KBO리그 방식, 대체 왜 이런 구조를 고수하는 걸까요?

사실 KBO리그도 처음부터 이런 시스템을 쓴 건 아닙니다. 2013년까지만 해도 팬 투표 100%였는데요. 그러다 보니 ‘인기 구단 몰표 현상’을 피할 수 없었죠. 2013년 올스타전 웨스턴리그 베스트11이 전원 LG 선수였고, 그보다 1년 전인 2012년엔 이스턴리그 베스트10이 전부 롯데 선수로 채워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인기 팀이 성적까지 좋으면 이런 사태는 더 강력해지는 거죠.

그래서 KBO리그는 2014년부터 방향을 틀었습니다. 선수단 투표(30%)를 도입해 팬 투표(70%)와 합산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요. “한 팀 몰표 현상은 줄이되, 팬 의견도 존중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여기에 공정성을 위해 자기 팀 선수에게는 표를 줄 수 없는 규칙까지 더해졌죠. 결과적으로는 기록은 좋은데 팬 수가 적어 탈락하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조처였습니다. 팬 투표가 ‘감정’이라면, 선수단 투표는 아무래도 ‘실적’에 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죠.

참고로 MLB와 NPB는 이 문제를 다르게 풀었습니다. 모든 구단에서 최소 1명은 무조건 올스타 포함이라는 강제 규칙이 있는데요. 팬 투표가 몰려도 각 팀이 완전히 배제되는 사태는 막겠다는 안전장치인 셈이죠.

팬 투표 중심이면 팬덤의 크기가 독 득표력이기 때문에 실력보다는 소속팀의 영향이 더 크게 발휘되고, 시즌 기록이 상위권인 실력자들이 탈락하는 결과가 벌어지게 되죠. 그렇다고 성적이 중심이 되면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타가 빠지면서 흥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되고 팬심이 무시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되는데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연합뉴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연합뉴스)


“올스타전은 팬들의 축제, 당연히 팬이 뽑은 이가 베스트12에 뽑히는 게 맞다”는 의견도 “스포츠 스타라는 건 ‘잘하는 것’, 당연히 잘하는 사람이 뽑히는 게 맞다”는 의견도 모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죠.

결국, 어떤 방식이든 ‘완전한 공정함’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스타’라는 건 단순히 성적만으로는 정의되지 않으니까요. 누군가에겐 팬서비스 하나로 레전드, 누군가에겐 WAR(승리기여도) 1.0도 MVP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올스타 투표 또한 약간의 불공평을 품고 시작합니다.

2025 KBO 올스타전, 올해의 별들은 어떤 얼굴들일까요? 팬 투표와 선수단 투표를 거친 베스트12에 이어 감독 추천 선수들까지 포함된 최종 라인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무대는 신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다음 달 11일 ‘올스타 프라이데이’로 축제의 문을 열고 본 경기는 7월 12일 여름 태양보다 뜨겁게 펼쳐집니다.

불공평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변함없는 스타와 팬들의 축제. 올해는 또 어떤 분장과 퍼포먼스가 야구장을 뒤흔들까요? 그 현장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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