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진을 겪었던 국내 게임사들이 하반기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신작 출시를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한물 간 장르’라는 평가 속에 외면받던 MMORPG가 다시 업계의 구원투수로 소환되고 있다. 콘솔 트렌드를 반영한 전투 시스템, 독창적인 세계관, 최신 엔진 등으로 무장해 과거의 틀에서 벗어난 ‘신세대 MMORPG’가 대거 출격을 준비 중이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지식재산권(IP)를 계승한 후속작 MMORPG 아이온2를 11월 한국과 대만에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온은 출시 5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며 탄탄한 팬덤을 형성한 장수 IP다. 아이온2는 단순한 후속작을 넘어 고도화된 그래픽과 기존 대비 36배 규모로 확장된 ‘월드’로 새로운 차원의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이온2는 과거 아이온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기술적으로나 개발 기법으로 부족해서 구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모두 구현해 완전히 계승하는 방향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신작 아이온2는 리니지 시리즈를 이을 엔씨소프트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올해 리니지 등 기존 IP 매출 1조4000억~1조5000억 원, 아이온2 등 신작 매출 최소 6000억 원에서 최대 1조원대를 목표로 설정했다.
중견 게임사들도 MMORPG 대전에 참전한다. 컴투스는 게임테일즈가 개발한 4세대 MMORPG ‘더 스타라이트’를 올 3분기 출시한다.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그래픽과 몰입감 높은 에피소드 전개, 배틀로얄을 포함한 다양한 전투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운 더 스타라이트는 ‘4세대 MMORPG’ 슬로건에 걸맞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액션 MMORPG ‘크로노 오디세이’로 실적 반등을 꾀한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매출액 1229억 원, 영업손실 124억 원을 기록했다. 적자폭은 지난해 4분기(63억 원)보다 더욱 확대됐다. 포스트 ‘오딘’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카카오 게임즈는 4분기 출시하는 크로노 오디세이로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
하이브IM은 AAA급 신작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을 연내 출시한다. 특히 아키텍트는 '리니지2 레볼루션', '제2의 나라' 등 개발을 총괄한 박범진 아쿠아트리 대표의 노하우가 집약된 게임으로 아키텍트의 흥행으로 신생 개발사 이미지에서 탈피하겠다는 포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MMORPG 양산 우려는 여전하지만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가장 확실한 장르라는 부분에서만큼은 이견이 없다”며 “대규모 이용자 기반과 안정적인 과금 구조, 높은 팬덤 충성도를 고려하면 결국 다시 MMORPG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