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까지 통역해 달라”… 경기도, 전지공장 화재 1년 기록·과제 담은 백서 발간

입력 2025-06-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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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피해자 중심’ 지방정부 기록물… 이민사회국·재난위로금 등 정책 변환 조명

-참사 1주기 맞아 첫 공식 종합보고서 '눈물까지 통역해 달라' 발간
-“이주노동자도 우리 도민”이라는 선언 이후, 차별 없는 지원과 제도 전환 이어와
-참사에 대한 성찰과 반성‥전국 최초 이민사회국 설치·‘경기도형 재난위로금’ 등 정책 변화로 이어져
-김동연 지사 “다시는 이런 비극 되풀이되지 않도록 사회재난 대응 매뉴얼 되길”

▲김동연 경기지사가 전지공장 화재 현장에서 마이크를 들고 대형 보드를 활용해 재난 대응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김동연 경기지사가 전지공장 화재 현장에서 마이크를 들고 대형 보드를 활용해 재난 대응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경기도가 화성 전지공장 화재 1주기를 맞아 피해자 목소리와 제도 변화를 한데 묶은 종합보고서 '눈물까지 통역해 달라 – 경기도 전지공장 화재사고, 그 기록과 과제'를 24일 펴낸다.

특히 지방정부가 ‘이주노동자도 경기도민’이라는 선언 아래 ‘사회적 재난’을 성찰하고 제도로 옮긴 첫 사례로 평가된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번 사고를 작업장에서의 예외적 사고가 아닌 산업현장의 다단계 하청구조와 이주노동자의 제도적 배제가 빚어낸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했다.

서울대 백도명 명예교수(자문위원장)는 “위험의 외주화·이주화가 반복적으로 누적돼 발생한 필연적 비극”이라 진단했다.

△반성과 성찰 : 현장과 제도의 목소리를 담은 기록

보고서는 1부 ‘경기도의 대응’, 2부 ‘자문위원회의 분석과 권고’로 구성됐다. 1부는 CCTV 분석, 화재 진압과 소방본부의 재현 실험, 긴급생계비·통역·의료·심리지원 등 경기도의 대응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특히 김동연 지사의 “이주노동자도 경기도민”이라는 선언 아래, 법적 지원체계가 불명확한 외국인 유가족까지 차별 없이 지원한 전국 최초 사회적 재난 지원 그리고 재난안전대책본부의 현장 설치, 솔루션회의 등 새로운 대응 체계에 대한 논의 과정과 성과가 포함됐다.

현장 관계자들의 발언은 구술형 기록으로 재구성해, 기존 행정 백서와는 다른 ‘기억 중심의 기록물’로 완성됐다.

2부에는 '경기도 전지공장 화재 조사 및 회복 자문위원회'의 제언을 중심으로 이민사회, 노동, 안전정책 전환, 위로금 제도화 등 실제 정책 수용 내용과 향후 과제까지 함께 담았다.

△ 반성을 실천으로, 성찰을 제도로

경기도는 화재 당시 “리튬전지 화재에 물을 이용한 소화방식이 옳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대응 매뉴얼의 적절성을 되짚고 반성과 성찰을 통해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이뤄냈다.

첫째, ‘이주노동자 보호정책’을 ‘이민사회 정책’으로 확장했다. 2024년 7월 전국 최초로 ‘이민사회국’을 신설했고, 올해 7월에는 ‘이민사회통합지원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다. 이를 통해, 노동, 안전, 정착지원, 차별예방 등 4대 분야 33개 과제를 추진 중이다.

둘째, 사회적 재난 대응 방식도 달라졌다. 당시 법의 사각지대를 과감히 넘어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긴급생계비를 지급했고, 이후에는 전국 최초로 중경상 피해자까지 지원하는 ‘경기도형 재난위로금’을 정착시켰다. 이는 사회적 참사에서 새로운 재난 보상의 기준이 되었다.

셋째, 산업안전 정책도 구조적 전환을 모색 중이다. 전국 최초로 ‘주 4.5일제 시범사업’을 도입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산재 예방을 도모했다. 또한, ‘노동안전지킴이’ 인력을 확대하고, 산재율을 반영한 ‘정책 인센티브제’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경기도는 근로감독 권한의 일부를 지방정부가 공유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가 전지공장 화재 사고 1주기에 맞춰 사고의 기록과 재난 대응 과제를 담은 종합보고서 '눈물까지 통역해 달라'를 발간했다. (경기도)
▲경기도가 전지공장 화재 사고 1주기에 맞춰 사고의 기록과 재난 대응 과제를 담은 종합보고서 '눈물까지 통역해 달라'를 발간했다. (경기도)
△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김동연 지사는 보고서 발간에 부쳐 “단지 과거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성과 성찰을 통해 경기도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다”라며 “(이 보고서가) 사회적 재난의 예방과 대응 매뉴얼로 쓰이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 함께 기억하고, 함께 바꾸는 참사 1주기

경기도는 6월 넷째 주를 '노동안전주간'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23일에 경기도 31개 시‧군이 참여하는 '산업재해예방포럼'을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노동 안전 및 추모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어 24일에는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1주기 추모제가 현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25일에는 대형 물류창고 안전 점검 및 현장 컨설팅도 병행할 예정이다.

△ 누구나 볼 수 있는 기록, 함께 나누는 성찰

'눈물까지 통역해 달라'는 경기도 누리집에서 전자책 형태로 게재되어 누구나 열람 가능하며, 공공기관, 도서관, 이주민 지원기관에는 무상 배포될 예정이다. 또한, 7월 중순부터는 전국 주요 서점과 온라인 서점을 통해 유료 판매도 시작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는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증명이며, 우리 공동체가 함께 기억하고 바꿔야 할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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