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남선우 한은 국제협력국 부국장은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자본시장 여건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공공부채 관리’주제로 열린 ‘20차 IMF 공공부채 관리 포럼에 참석했다.
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국가는 국가부채 규모가 크고 금리 수준이 높은 환경에서 앞으로도 국채를 대규모로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작성했다.
참석자들은 △높아진 정책 불확실성 △기발행 대규모 국채의 만기도래 및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차입필요성 증대 △국채시장에서 헤지펀드 등 단기투자자의 역할 증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을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특히 미국의 경우 재정적자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채의 순발행 규모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참석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진 중인 감세 법안이 통과되고 부채한도가 늘어나면 국채발행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지난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등으로 촉발된 미 국채 시장의 불안이 조기에 진정됐으나, 미 국채의 발행 규모가 더욱 늘어난다면 향후 충격에 대한 미 국채 시장의 민감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유로지역에 대해서도 인프라 및 방위비 지출 확대로 인해 국채발행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참석자들은 “독일의 경우 부채 제한조항 조정에 따른 대규모 재정지출이 가시화됨에 따라 국채발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여타 유로지역 국가의 국채발행이 시장에서 원활하게 소화될지에 대한 우려가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국채시장에서 비은행 금융기관의 비중 확대도 중요한 변화로 지적됐다.
참석자들은 “국채발행 규모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어 금융기관의 투자 여력은 점점 제약되는 상황에서, 특히 규제가 강화된 은행의 경우 국채시장에서 주도적으로 PD(Primary Dealer)와 MM(Market Maker) 역할을 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봤다. PD는 PD 국채시장의 공식 딜러 역할을, MM은 시장조성자를 각각 의미한다.
참석자들은 “국채시장에서 은행의 역할이 축소된 반면 가격변동에 민감하고 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헤지펀드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비중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금융불안 시 국채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PD와 MM의 적극적인 국채시장 참여를 통해 국채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이 PD와 MM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동 기관들에 PD와 MM 활동에 따른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유무형의 이익을 충분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IMF와 세계은행(World Bank)가 제정한 ’공공부채관리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견해를 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공부채가 크게 늘어난 점, 앞으로도 국채발행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국채시장에서 은행의 역할은 줄어든 반면 비은행 금융기관의 역할은 확대된 점 등의 여견변화를 고려하여 이른 시간 내에 가이드리인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