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이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과포화 상태인 한국 시장에서 해외로 영역을 확장해 매출 신장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디톡스의 자회사 뉴메코는 대만, 대웅제약은 카타르 시장을 각각 공략하고 있다. 대만은 중화권 주요 시장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화교 경제권과도 밀접한 국가로 꼽힌다. 카타르 역시 오일머니(oil money)에 기반한 걸프만 지역 대표 부국으로, 미용 의료 수요가 증가하는 시장이다.
뉴메코는 ‘뉴럭스’의 대만 출시를 목표로 임상 1상 첫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 뉴럭스는 원액 제조 과정에서 동물 유래 성분을 배제해 동물성 항원 알레르기 위험을 차단한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이다. 이번 대만 1상은 중등증 및 중증의 미간 주름 개선이 필요한 13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며 올해 안에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뉴메코는 앞서 2023년 뉴럭스의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페루 의약품관리국(DIGEMID)과 태국 식품의약품청(TFDA)에서도 뉴럭스를 허가받았다. 뉴메코는 지난해 11월 충청북도 청주시에 위치한 메디톡스 오송 3공장에서 E동을 뉴럭스의 신규 제조소로 추가해 해외 수요 증가에 대응할 준비를 완료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이달 카타르 현지에 ‘나보타’를 출시했다. 대웅제약은 앞서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번 카타르까지 중동 핵심 3개국에 모두 나보타를 출시됐다. 대웅제약은 이들 국가가 소득 수준이 높고, 미용 의료 분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보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제품인 애브비의 ‘보톡스’와 동일한 900kDa 분자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특징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향후 나보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약 1014억 원을 투입해 경기도 화성시에 연간 약 130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는 나보타 3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향후 3공장이 완전 가동을 시작하면, 대웅제약은 기존 1공장과 2공장의 생산 역량인 500만 바이알을 포함해 연간 최대 180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 업계는 미용 목적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를 약 1800억 원에서 2000억 원대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식약처에서 국내 판매 또는 수출 목적으로 허가를 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보유한 기업은 총 20곳으로, 크지 않은 내수 시장의 규모를 고려하면 레드오션으로 평가된다.
이와 달리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23년 약 111억 달러(15조1570억 원)에서 2030년 약 211억 달러(28조812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