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투명 UI ‘리퀴드 글래스’ 공개
“개인화된 시리, 시간 더 필요”
시장 냉담…주가 1.21% 하락 마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WWDC를 열고 유리의 특성을 모방한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리퀴드 글래스’ 등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를 공개했다.
리퀴드 글래스는 투명한 메뉴와 유리 같은 디자인을 채택했다. 앱, 위젯, 문서를 반투명하게 표시해 사용자가 화면의 여러 레이어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리퀴드 글래스는 인터페이스에서 더 많은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일례로 홈 화면에 메시지 팝업 창이 뜨면 크기에 맞게 시간 표시가 축소된다.
스마트폰 아이폰과 태블릿 아이패드, 개인용 컴퓨터(PC) 맥, TV 플랫폼, 스마트워치, 복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 등 여러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운영체제(OS)외형과 조작성을 통일감 있게 개편했다. 애플 휴먼 인터페이스 디자인 담당 부사장인 앨런 다이는 “역대 가장 광범위한 디자인 업데이트”라고 설명했다.
올가을 공개될 새 OS인 iOS는 ‘iOS 19’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iOS26’으로 결정됐다. 올해 10월 시작되는 애플의 2026 회계연도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출시 시점과 OS 번호를 맞춘 것이다. 애플은 일반적으로 가을에 새 아이폰을 출시한다.

특히 올해 행사에서 크레이그 페데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이 AI 개발 지연에 대해 변명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개인화된 음성 비서 시리가 우리의 높은 품질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내년에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애플이 WWDC와 같은 공개 석상에서 개발 지연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짚었다.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내년’이라고 언급한 것을 보면 애플은 올해에는 새로운 소식을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모델, 업데이트, 업그레이드가 빠른 속도로 나오는 AI 시대에 이는 상당한 지연”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시장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행사 시작 전만 해도 소폭 상승했다가 금세 약세로 전환해 1.21% 하락 마감했다. 다른 주요 기술 대기업 주가 대부분이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저명한 애플 강세론자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도 WWDC 기조연설에 대해 “따분했다”고 꼬집었다. 멜리우스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AI) 발표가 점진적인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하면서 “애플은 새로운 혁신으로 서비스 사업에 대한 신뢰를 되찾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아이폰 매출을 다시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