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멘트 업계가 극심한 건설 경기 침체로 내수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과 신사업 등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7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시멘트 내수(출하) 실적은 812만 톤(t)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1998년 IMF 외환위기에 돌입한 첫해 기록한 886만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986만톤보다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경영 실적에도 타격을 입었다. 한일시멘트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5.5% 감소한 125억 원, 아세아시멘트는 70.4% 감소한 34억 원, 삼표시멘트는 89.5% 감소한 16억 원을 기록했다. 쌍용C&E, 성신양회 등은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는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고 해법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한라시멘트는 수출 확대를 통해 심각한 내수 침체를 극복할 계획이다. 물류비 비중이 큰 시멘트 산업의 특성상 내수 판매보다 수출의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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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시멘트는 중남미 시장을 최대 전략 수출 지역으로 보고 수년간 공을 들여 개척해왔다. 국내 시멘트 내수가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중남미뿐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의 카메룬, 기니 등으로도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전년 대비 올해 수출 물량을 63% 증대하는 등 내수 침체 극복에 나섰다.
한라시멘트는 올해 들어 43만3000톤, 10개 항차의 수출을 이행해 가파른 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 물량이 13만4000톤인 점을 고려하면 많이 늘어난 수치다.
한라시멘트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내수시장의 침체에 정면 대응해 생산량을 최대한 유지하고 해외 바이어들의 신뢰를 기반으로 수출 증대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비상 경영을 이어 간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표그룹은 로봇주차를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2년 세계적인 로봇주차 기술을 보유한 셈페르엠과 합작법인 에스피앤모빌리티를 설립했다. 무인운반시스템(AGV) 방식으로 주차 로봇과 운반체계가 결합한 기술인 엠피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엑스포 참가 등을 통해 엠피시스템의 기술력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장 적용의 효율성과 편의성, 기존 기계식 주차장의 추락사고를 원천 차단해 안전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신기술 개발을 통한 시장 확장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성신양회는 계열사 성신레미컨과 장시간 작업해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초지연형 특수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무더운 여름철 현장이나 교통 혼잡이 심해 운송 시간이 늘어나는 도심지역 건설현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초지연형 특수 콘크리트는 고분자 합성 기술을 활용해 기존 레미콘에 사용되는 고성능 감수제 원료의 유지 성능을 극대화 시킨 기술이다. 장거리 터널 공사, 교량, 고층 건축물,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등 연속적인 콘크리트 타설이 필요한 현장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