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메시지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촉구하던 국민의힘이 난감해졌다.
발단은 홍 전 시장이 25일 자신의 지지자 소통 채널인 ‘청년의 꿈’에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올린 댓글이었다. 한 지지자가 “이재명이라는 거대한 위협 앞에서 우리가 분열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 후보에게 단일화를 요청하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고, 홍 전 시장이 이에 응답한 것이다.
앞서 김대식 의원을 중심으로 특사단을 꾸려 하와이로 출국, 홍 전 시장의 지지를 받아냈던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특사단은 21일 애초 목표한 홍 전 시장의 선대위 합류를 불발됐지만 “김문수 후보가 반드시 선전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지지했다”고 밝혔었다. 또 김 의원은 “홍 시장은 우리가 하와이에 가기 전부터 정치포스팅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앞으로 (대선 기간 동안) 정치포스팅은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하셨다”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이날 홍 전 시장의 메시지는 김 후보를 지지했다는 특사단의 발표와 전혀 다른 이 후보를 향한 공개적인 지지 선언이었다.

김 후보는 충남 공주 유세 직후 홍 전 시장의 메시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홍 전 시장께서 말씀을 활발하게 하시는 부분에서 대해선 특별한 코멘트를 하진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어 “시점을 멀리 미래를 보면 투자일 수 있고, 현재 시점으로 보면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겠느냐는 저보다 더 잘 아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맞선 범보수 단일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비판이 나왔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상수 전 대변인은 “하와이 특사는 뭐하러 다녀온걸까”라면서 “대놓고 타당 후보 지지가 투자라 하는데 해당 행위 무새들은 왜 조용한 걸까? 친윤(친윤석열) 떨거지들끼리는 뭔가 정신적 유대 같은게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직격했다.
한편,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하와이에서 온 메시지의 뜻은 명확하다”며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더 이상 무시받지 않는 굳건한 정치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모두 투표장으로 나가달라는 메시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 전 시장을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나아가 이 후보는 “저는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단일화를 꼭 했으면 좋겠다”며 또 다른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그는 “그래서 대한민국의 위기를 초래한 부정선거에 대해서 비슷한 발언을 했던 세 후보가 꼭 뜻을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김문수·이재명·황교안 후보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그 외에 제가 관심 있는 단일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