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산하에 출범시킨 '먹사니즘', '잘사니즘', '편사니즘', '꿈사니즘' 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들 위원회는 각각 민생경제, 복지, 산업정책, 미래비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을 제안하며, 이 후보의 국가 비전과 철학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러한 위원회들이 구체적인 설계 없이는 국가 비전이 아닌 정치 마케팅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먹사니즘' 위원회는 서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중심으로 민생경제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 이 후보는 당대표 시절부터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유일한 이데올로기"라며 경제적 실용주의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민생'을 강조하는 데 비해 구체적인 정책 설계가 부족하다. 대표적인 예로 전 국민 25만 원 지원 방안과 같은 보편적 지급 정책은 정작 취약계층에 돌아갈 지원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잘사니즘' 위원회는 복지 확대와 포용적 성장을 내걸고 있다. 이 후보는 22일 인천 부평역 북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하며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고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방안으로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 확대, 청년미래적금 도입, 특수고용직과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고용보험 확대 적용 등이 있다. 과잉복지로 인한 재정 부담이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한 정치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재정 계획 없이 복지만 확대하면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꿈사니즘' 위원회도 국가 미래를 위한 비전을 담고자 하지만, 그 방향이 추상적이다. 구체적인 정책 제안보다는 포괄적인 비전 제시에 머무르고 있어 실질적인 실행 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위원회는 인공지능(AI)과 K-콘텐츠, 북극항로와 같은 미래 핵심 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사회통합을 이루자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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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편사니즘에는 비교적 실용적인 메시지가 있다고도 한다. '편사니즘' 위원회는 단일한 산업 정책에 머물지 않고, 경제, 산업, 기술, 노동, 외교, 안보까지 포괄하는 다층적 프레임을 갖추고 있다. 산하에 구성된 8개 위원회는 각각 세부 주제에 맞춰 전문 정책 제안을 수행하며, 정책 실행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정동영 한반도평화경제위원장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편사니즘 출범식에서 "개성공단을 다시 열자"며 "6·3 대선은 역사적 선거이다. 평화 경제를 위한 대전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제적 접근과 안보 전략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로, 정책의 통합성과 전략성을 갖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재명 후보의 '사니즘' 시리즈 위원회들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국가 비전과 철학을 구체화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책 설계의 부족,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 추상적인 비전 제시 등은 아직도 의문부호로 남는다. 정책의 실효성과 실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계획과 설계가 필요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