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인 '직장 내 괴롭힘'을 왜 근기법에⋯첫 단추부터 잘못

입력 2025-05-2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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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성 높은 산안법에 신설됐다면 프리랜서, 특고도 보호

(이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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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의 문화방송(MBC)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놓고 후폭풍이 거세다. 노동·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서 고 오요안나 씨에 대한 고용부의 근로자성 불인정을 비판하고 있다.

20일 고용부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청과 고용부 서울서부지청은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고인에 대한 괴롭힘은 있었으나 고인이 ‘근로자’는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조항(제76조의2)은 근로자에게 적용되는데, 고인의 직업인 기상캐스터는 뉴스프로그램 출연해 한해서만 전속성을 띤다. 이 때문에, 감독 전에도 고용부 내에선 근로자성 인정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노동현장에서 기상캐스터 등 프리랜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는 오래된 쟁점이다.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임금·근로시간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조건뿐 아니라 모든 노동관계법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데, 이 경우 근무 시간·장소·내용과 근로조건은 사용자와 체결하는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으로 정해진다. 업무량이나 상품 등 판매실적이 높은 종사자는 소득이 줄어들 수 있어 프리랜서, 특고 당사자들도 근로자성 인정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법체계의 통일성을 고려할 때 직장 내 괴롭힘 금지조항에 대해서만 적용범위를 다르게 정하기도 어렵다.

근본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조항의 포괄성이 지금처럼 협소한 원인은 입법에 있다. 노동관계법 중 하나인 ‘산업안전보건법’은 특고 등 노무종사자를 포괄하는데, 직장 내 괴롭힘 금지조항이 이 법에 들어갔다면 기상캐스터도 적용대상이 된다. 법체계상으로도 무리가 없다. 산업안전보건법 조항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사업주의 의무사항 중심인데,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신체·정신건강 장해는 산업재해로 인정돼서다. 오히려 사용자와 근로자 간 관계와 상호 권리·의무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체계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조항을 넣는 게 어색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입법 단계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조항을 근로기준법에 넣는 게 맞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산업안전보건법에 넣는 게 적절하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입법은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정리됐다. 2019년 도입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조항은 14개 법률 제·개정안이 통합된 대안인데, 발의된 법안 중 12개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었다. 이정미 전 정의당(현 민주노동당) 의원과 강병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별도 법률로 직장 대 괴롭힘 금지법을 발의하긴 했으나, 두 법안의 적용대상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기준에 따른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노동관계법의 포괄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법체계와 무관하게 ‘모든 일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노동관계법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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