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지 않아 아이들도 좋아하는 라면

보통 라면은 컵라면(용기라면) 3분 내외, 봉지라면은 4분 내외로 끓이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오뚜기 스낵면은 이 공식을 깬 제품이다. 봉지라면 기준 2분이면 조리 가능할 뿐 아니라 가볍고 깔끔한 맛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며 오뚜기의 대형 히트작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1992년 첫 선을 보인 스낵면은 강하고 진한 맛의 기존 라면 제품들과 달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라면이라는 콘셉트로 개발됐다. 제품명도 소비자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스낵'으로 명명됐다. 이를 위해 호불호가 적은 얇고 꼬들꼬들한 면과 맵지 않고 담백한 소고기 국물 맛이 구현됐다.
스낵면의 가장 큰 특징은 봉지라면으로는 이례적으로 얇은 면을 사용해 조리시간을 대폭 줄였다는 점이다. 이는 ‘빨리빨리’의 민족인 대한민국 내에서 획기적인 변화로 주목받았다. 제품 출시 초기 오뚜기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짧은 시간에 간편하면서도 친숙한 한 끼를 제공한다며 제품을 홍보했다. 또 순한 맛과 가는 면발을 앞세워 어린이들이나 노인들을 위한 선택지로도 언급된다.
2000년대 들어서는 스낵면이 라면업계에서 새롭게 주목받기도 했다. 2006년 국내 한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서 밥을 말아 먹으면 맛있는 라면 관련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스낵면이 1위로 선정된 것이다. 당시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가 라면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던 시절 스낵면의 선전으로 오뚜기가 라면명가로 급부상했다. 스낵면 패키지는 이 방송을 계기로 기존 '2분만 끓이세요' 대신 '밥 말아 먹을 때 가장 맛있는 라면'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이를 합친 ‘2분이면 담백한 라면이 완성’이 표기돼 있다.
스낵면 만의 꼬들꼬들한 면은 양념이 잘 배는 특성이 있다. 또한 국물이 자극적이지 않아 밥과 잘 어우러진다는 소비자 평가가 높다. 스낵면 원료를 살펴보면 면에는 쫄깃함을 더해주는 감자전분이 포함됐다. 스프에는 △쇠고기육수분말 △쇠고기조림분말 △구운쇠고기분말 등 소고기맛에 초점을 두고 △감칠맛베이스 △참맛미역국분말 △간장베이스 등으로 한식 베이스가 어우러진다.
이 같은 특성에 따라 최근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 완성하는 ‘라죽’(라면죽) 레시피도 보편화돼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스낵면 라죽, 스낵면 떡라면 등의 레시피가 잘 알려져 있다. 생라면을 부숴 먹을 때도 주로 선택지에 오른다. 저렴한 가격도 강점으로 꼽힌다. 자사 대표 제품인 진라면과 비교하면 소매가가 14% 가량 저렴하다. 다만 제품 용량 역시 11% 가량 작다.
2025년 현재 스낵면은 순한 라면을 선호하는 소비자와 라죽을 앞세워 연간 5000만 개가 팔리며 전 국민이 1년에 1개씩은 먹는 라면이 됐다. 오뚜기 관계자는 “스낵면은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얇고 꼬들꼬들한 면과 담백한 국물맛으로 사랑받는 제품”이라며 “조리 시간이 짧아 다양한 레시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