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쇼호스트 첫 도입 특허 출원도
"세트 제작ㆍ해상도 변환 도입 고려"
SK그룹 계열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SK스토아는 업계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AI로 T커머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SK스토아의 AI 활용 전략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하는 양진영 SK스토아 방송기술팀장을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만났다.
SK스토아 방송기술팀은 기술 감독, 비디오 감독, 오디오 감독 등이 함께 모여 홈쇼핑 방송을 제작한다. 고객에게 제공되는 콘텐츠 제작과 송출 그리고 방송 품질을 책임진다. 특히 양 팀장은 AI 성우, AI 쇼호스트 등을 비롯해 AI 음원, AI 합성기술 등을 도입해왔다.
무엇보다 성우는 홈쇼핑에서 필수 요소다. SK스토아는 많은 정보를 빠르고 정확한 소리로 전달하는 보험 상품 약관 고지 등에 AI 성우 기술을 사용 중이다. 양 팀장은 “성우 섭외 비용뿐만 아니라 섭외 이후에도 제작 소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AI 성우가 상품 설명 등을 완전히 대체하면서 기존 제작방식보다 90% 이상 비용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음원은 홈쇼핑 방송에 필수적인 배경음악 제작 환경을 대폭 바꿨다. 기존에는 배경 음악 제작을 위해 작사·작곡부터 녹음, 편집, 송출까지 긴 제작 과정이 필요해 큰 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AI를 통해 브랜드나 상품 특성을 반영한 음악을 보다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양 팀장은 “일반적으로 외주업체에 음원 제작을 맡기면 최소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제작 기간도 일주일 이상 걸린다”면서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비용과 제작 소요시간이 절감되고 무엇보다 상품 브랜드 특징이나 원하는 콘셉트 분위기에 맞춰서 음원을 제작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특히 SK스토아는 작년 7월 생성형 AI 쇼호스트를 업계 최초 도입해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3D 만화 캐릭터화한 AI 쇼호스트는 내부 역량으로 자체 개발한 결과물로, 현재 실시간 정보 제공에 적극 활용 중이다.
이처럼 방송 제작 환경에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한 양 팀장은 지난해 SK 계열 내 대표 포상 프로그램에서 ‘패밀리사상’도 수상했다. AI 쇼호스트ㆍ음원ㆍ영상 등 홈쇼핑의 3대 요소에 AI를 적용하며 방송 제작 방식을 혁신한 양 팀장의 공로를 인정받은 것. 양 팀장은 “자체 AI 인프라 개발보다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바꾼 점을 높게 평가 받았다”고 밝혔다.
양 팀장이 주도한 AI 도입은 사내 교육 프로그램 ‘홍철 AI스쿨’을 통해 전사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교육은 박철홍 비주얼아트팀장이 맡고 있다. 양 팀장은 “점심시간마다 진행하는 이 강의는 PD, 팀장 등 전 직원이 생성형 AI를 익히도록 돕는다”며 “이외에도 회사가 팀 단위로 AI 툴 구독료를 지원해 업무 효율화 및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주는 등 AI 커머스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양 팀장은 올해 프롬프팅(AI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정교화하기 위해 프롬프트 생성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해 방송 제작 품질을 안정화하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포부다. 그는 “프롬프트 결과물이 사용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일관성과 체계화가 필요했다”며 “과거 프롬프트 데이터를 상품, 유형, 분위기별로 분류하고, 키워드 입력 시 자동으로 표준화된 프롬프트를 추천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AI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에 발맞춰 새로운 적용 영역을 발굴할 계획”이라면서 “아직 적용하지 못한 분야, 예를 들어 실시간 확장형 세트 제작이나 저해상도 영상의 고해상도 변환, 송출 자동화 등에 활용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