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 논의가 복격화되면서 증권업계가 선제적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에서는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 논의가 진행되며 자사주 제도 전반을 손질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여당은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한 뒤 일정 기간 내 소각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법안 초안 기준으로는 기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이내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유예기간 조정 등 세부 설계는 추가 논의 대상이다.
정책 압박이 커지자 증권업계에서는 선제 대응이 이어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약 8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된 소각 규모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800억 원대 규모로, 회사가 제시해 온 중장기 주주환원 로드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주주환원 성향을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 자기주식 소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해 왔다.
키움증권도 자사주 소각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키움증권은 보유 자사주 209만여 주(발행주식의 7.99%)를 올해까지 단계적으로 소각하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정에 맞춰 분할 소각을 진행 중이다. 기존 계획 물량에 신규 취득분을 더해 소각 규모를 늘려오고 있다. 정책이 바뀌더라도 자사주 소각에 대한 의지를 선제적으로 드러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영증권은 자사주 비중이 51.23%에 달하는 것으로 거론되지만, 1990년대 중반 첫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 전례가 없다. 자사주 비중이 과도하게 높으면 유통주식 수가 줄어 유동성이 낮아지고, 제도 개편 시 지배구조 변동성도 커진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가 확산하는 가운데 의결권 논란도 나왔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유 자사주를 임직원 성과급으로 처분했는데, 이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상당 규모의 주식을 수령한 것으로 공시됐다. 자사주가 회사 보유일 때는 의결권이 없지만, 개인 명의로 이전되면 의결권이 되살아나 지분율과 지배력에 영향을 준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관련 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할수록 증권업계의 주주환원 압력은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단순 매입보다 소각 여부와 시점과 처분 상대방 등 투명성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