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국세청장, 미주 주요국과 현지 진출기업 지원 세정협력 강화

한국 국세청의 인공지능(AI) 기반 전자세정 시스템이 미주 지역 조세당국의 주목을 받았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드라마 제목인 '폭싹 속았수다'를 인용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세정을 구현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강 청장이 6~8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제59회 범미주 국세청장회의(CIAT)'에 참석해 우리나라의 전자세정 시스템과 조세행정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CIAT는 1967년 설립된 미주 지역 국세청장 협의체로, 미국, 멕시코, 칠레 등 40여 개국과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국세청장회의(SGATAR) 의장국으로서 CIAT 사무국의 초청을 받아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올해 회의 주제는 ‘탈세와 조세범죄 대응을 위한 세무당국의 역할’이었다. 회의에서는 △탈세 분석과 성실납세 유도 전략 △효율적인 세무조사 방안 △사기·부정부패·조직범죄 대응 방안 등 국가 간 공통 과제를 중심으로 세정 경험이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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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청장은 회의에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언급하며 “정말 수고 많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한국 국세청이 전자세정 선진화를 이루기까지의 노력이 이 표현에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세무조사 대상 선별 △오류 사전 안내를 통한 자발적 성실신고 유도 △업무자동화를 통한 인력 효율화 등 한국형 신고검증 시스템의 작동 방식과 성과를 공유했다.
강 청장은 이 시스템은 신고 전 단계에서부터 탈세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납세자에게 오류를 안내해 성실신고를 유도하는 구조로, 실제로 국내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 이후 칠레와 아제르바이잔 등 참석 국가들은 한국 국세청의 시스템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예정된 회의 시간을 초과할 정도로 열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특히, AI 활용 방식과 시스템 구축과정, 적용성과에 대한 실무적인 질문이 쏟아졌으며, 일부 국가는 향후 협력 가능성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세청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해외 진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세정 지원을 강화했다. 회의에 앞서 강 청장은 칠레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어 주요 세무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또한, 칠레 국세청장 하비에르 에체베리와의 양자회담에서 해당 내용을 전달하고, 현지 진출기업과 교민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외에도 브라질, 스페인 등 남미 주요 국가들과도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조세조약상 상호합의 절차 활성화 △금융정보 등 과세자료 자동교환 협력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는 국가 간 과세기준 차이로 인한 이중과세 문제 해소와 기업의 세무 리스크 완화를 위한 조치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IOTA 등 다자 조세협의체와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해 글로벌 세정 리더십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안심하고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세행정 협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