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부품 관세 한시적 완화에 국내 자동차주 주가 회복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2일까지 현대차는 10.66%, 기아는 11.22% 각각 하락했다. 지난달에도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3.35%, 2.06%씩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증권가는 미국발(發) 관세 공포로 밀린 자동차 업종 주가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내 생산 물량에 대해 관세가 낮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백악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외국에서 수입한 부품으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의 부품 관세 부담을 향후 2년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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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로 미국에서 조립한 차량의 권장소비자가격(MSRP) 15%에 해당하는 부품에는 첫해 동안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2년 차에는 이 비율이 10%로 축소된다.
결과적으로 미국 내 생산 차량에 대해 첫해에는 MSRP 3.75%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면제받는다. 2년 차에는 면제받는 MSRP 비율이 2.5%로 조정될 예정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에 따른 성과가 필요한 상황에서 미국에서의 자동차 제조를 유도하는 방향성은 유지하면서도 공급망을 미국으로 돌리기 위한 시간을 부여했다”고 진단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기준 미국 내 도매 판매 184만7000대 중 미국 내 생산한 71만6000대에 대해 관세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완공된 현대차그룹의 HMGMA 공장이 올해 본격 가동된다는 점에서 관세 부담을 덜 물량이 80만 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내 완성차 생산을 최대한 늘리고 미국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내 자동차 부품 소싱(sourcing)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향후 미국 내 판매가격 인상 폭도 기존 예상보다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 관세 협상이 진행되는 점, 기업 차원에서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점 등도 긍정적 대목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관세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해 전사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관세 TFT 주요 대응 방안으로 부품 소싱, 미국 현지 공장 생산 효율화, 탄력적 가격과 인센티브 정책 수립, 멕시코 공장 생산 차종 조정 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