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하락에 재계 순위 한단계 하락
美 관세ㆍ中 공급 과잉 등 대외 악재

지난해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를 겪은 포스코가 다음주부터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시작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임기 2년 차를 맞아 성과를 보여야 할 중요한 시기인 만큼 임단협이 순조롭게 타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사는 8일 사전교섭 진행 후 14일 본교섭(상견례)에 들어간다. 지난달 10일 전남 광양 파크1538 교육관에서 열린 임시대의원회에서 2025년 임단협 교섭요구안이 심의됐다. 교섭요구안은 총원 146명, 재적 103명, 찬성 96명으로 가결됐다. 교섭위원도 확정됐다. 현대제철 사례처럼 포스코에서도 업황 악화를 이유로 임금 인상에 소극적인 사측과 노조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한 차례 고비를 넘겼다. 자칫 창사 56년 만에 첫 파업이라는 오점을 남길 뻔했다. 지난해 6월 말 시작된 임단협 교섭은 기본급과 격려금 지급에 대한 이견으로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았다. 노조가 서울 강남구 포스코 본사 앞에서 파업을 예고하는 등 노사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 파업 예고 전날인 지난해 12월 18일 양측이 극적 합의하며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당시 노사는 △기본급 10만 원 인상 △경영목표 달성 동참 격려금 300만 원 △노사화합 격려금 300만 원(우리사주 취득장려) 지급에 합의했다.
이처럼 지난해 큰 진통을 겪었던 데다 올해 1분기 실적도 뒷걸음친 상황에서 포스코 입장에서는 올해 임단협이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실제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7조4370억 원, 영업이익은 568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4%, 1.7% 감소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철강부문 자회사인 포스코의 경우 같은 기간 매출액(별도기준)은 8조9680억원, 당기순이익은 22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각각 5.8%, 4.3% 줄었다. 이 영향으로 포스코는 재계 순위 5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국내 공시 대상 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서 포스코는 자산총액 137조8200억 원으로 롯데(143조 3200억 원)에 2년 만에 재계 순위 5위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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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인 현대제철 사례도 임단협에 대한 긴장감을 높아지게 만든다. 현대제철은 임단협 잠정 합의까지 장장 7개월이 걸렸다. 노조는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했고, 당진제철소 냉연공장을 중심으로 파업을 벌였다. 사측도 직장 폐쇄로 ‘강 대 강’ 대응했다.
결국 양측은 4월 9일에야 간신히 임단협 잠정 합의를 이뤄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파업을 철강 시황 회복 지연과 함께 매출 악화 원인으로 지목했다.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미국의 수입산 철강 관세 25% 부과를 비롯해 중국발 공급과잉, 건설 자동차 등 주요 전방산업 업황 둔화 영향 장기화 때문이다. 송동환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포스코에 대해 “전방수요 둔화, 중국산 철강재 유입 확대 등 영향이 지속되며 단기적으로 과거 대비 다소 저하된 차입금 상환 능력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정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