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자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의 여파로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SKT 가입자 3만4132명이 다른 이동통신사와 알뜰폰으로 이동했다. 같은 날 SKT에 신규 가입한 이용자는 8729명에 그쳐, 하루 만에 순감 인원은 2만5403명에 달했다. 평상시 하루 100~200명 수준에 그쳤던 순감 인원이, 이번 사고로 약 200배 급증한 것이다.
이탈한 가입자 중 60%는 KT, 나머지는 LG유플러스로 옮겨갔다. KT의 신규 가입자는 2만1343명, LG유플러스에 새로 가입한 가입자는 1만4753명이다.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까지 고려하면 이탈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탈(脫) SKT' 행렬은 최근 발생한 해킹 사고 때문으로 풀이된다. SKT는 해커에 의한 악성코드로 이용자 유심과 관련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포착을 포착해 당국에 신고했다. 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자, 해당 사고가 보도된 22일에도 SKT 가입자 1665명이 이탈한 바 있다.
유심보호서비스, 유심 무료 교체 등 SKT의 사고 후속 대책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갤럭시S25, 아이폰16 모델 등을 대상으로 번호 이동 보조금 지원금을 상향한 것도 가입자 이탈을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국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에도 해당 사고가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SKT는 휴대전화 가입자 2300만 명을 보유한 1위 사업자다. KT는 1500만 명대, LG유플러스는 1000만 명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한편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SK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KT 보안관제센터에서 비정상적으로 이동한 데이터는 약 9.7GB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300쪽 분량의 책 9000권에 달하는 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