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신당 대선 후보인 이준석 의원이 16일 “미래 이야기를 하고 미래에 대한 지향점이 저와 일치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 사람이 보수인지 진보인지와 관계없이 저와의 대화 대상이자 협력의 대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인공지능(AI) 투자 100조 원 시대’와 ‘AI 인프라에 200조 원 투자’를 각각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강하게 비판하며, 협력의 대상이 아님을 시사했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에서 출근길 인사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는 낡은 보수와 낡은 진보의 대결이 아니라 결국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여야 대선 후보 중에 미래 지향점이 일치하는 분이 있나’라는 질문에 “적어도 최근에 이재명 ·한동훈 전 대표와 같은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 말을 할 때마다 안철수 의원님이 적절한 지적을 하는 것을 본다”며 “저는 안 의원의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 것도 많고 비판도 많이 했지만, 과학기술에 대한 안 의원의 전문성과 진정성, 용기 있는 발언들에 대해선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주제에 대해 안 의원과 논의하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수와 진보로 뭉쳐 싸우자는 것은 국민들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싫어하는 정치공학일 것”이라며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정책적으로는 여러 대선주자가 비슷한 얘기를 하면 국민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기 때문에 적어도 인공지능(AI)이나 여러 과학기술에 대해서 사기성에 가까운 발언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공동 대응하자는 취지이지 다른 정치적 일정에 대해 가볍게 제안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정책 연대의) 가능성은 열어놓지만, 전혀 어떤 진전이 된 것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날 이 의원은 이재명·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날 선 비판을 내놨다. 그는 “과거에는 관 주도로 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용이했고, 5, 6, 70년대 때는 군이나 관료 집단이 가장 엘리트 집단이었기 때문에 민간의 창의력을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2000년대 들어선 민간의 창의력이 관료들의 생각을 압도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민간의 창의력을 제약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규제 혁파를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지 지금 상황에서 100조, 200조 투자라는 현악적이고 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오히려 산업에 대한 논리 이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AI 육성 방안으로 “AI 핵심 자산인 GPU를 최소 5만 개 이상 확보하고 AI 전용 NPU 개발과 실증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I를 국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한 전 대표는 AI 인프라 마련에 200조 원을 투자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이야기했던 ‘무상 AI 정책’이라는 것은 본인이 브랜드화한 무상 시리즈와 AI를 엮은 참 멍청한 발상”이라며 “이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 물어보면 ‘잼비디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나의 사이클처럼 다람쥐 쳇바퀴 도는 멍청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단언코 미래를 향해 갈 수 없는 인물”이라고 직격했다.
또 “더 한심한 건 100조 하겠다니까 200조로 받아 올린 사람”이라며 “도박장도, 경마장도 아니고 ‘100조 이야기하니까 난 200조’ 이런 이야기하는 것은 예전에 이명박·정동영 후보들이 대선을 할 때 ‘7·4·7 하니까 나는 8% 하겠다’라는 식으로 국민들에게 말장난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숫자 놀음은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지금 대한민국의 재정 상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국채로 선심 쓰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누구냐.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에 책임감이 없는 정치인”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