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와 ‘키순라’(성분명 도나네맙) 등 신약 출시로 글로벌 알츠하이머 의약품 시장 규모가 308억 달러(약 4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커짐에 따라 국내외 기업들도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아이큐비아는 최근 발간한 ‘알츠하이머병 치료법의 발전’ 보고서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이 2022년 42억1000만 달러(약 6조 원) 규모를 기록했고, 추가적인 분석에 따라 2033년 308억 달러(약 45조 원)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은 2019년 이후 전 세계에서 47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기준 주요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은 164건이고, 이중 신약으로 연구가 진행 중인 임상은 127개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는 이달 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국제학회(AD/PD 2025)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트론티네맙’ 1b/2a 임상 예비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28주 후 환자의 81%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가 질병 임계 값 아래로 떨어졌다.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번 예비결과에서 트론티네맙이 기존 알츠하이머 신약인 레켐비 등도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한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 효과를 보여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슈는 일렉시스 피타우181(Elecsys pTau181) 혈장 검사 결과도 선보였다. Elecsys pTau181 검사는 혈장에서 pTau181 단백질을 측정하는 최소 침습적 혈액 검사다. 아밀로이드 병리의 징후가 없는 사람을 배제해 불필요한 검사를 피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인 아리바이오도 AD/PD 2025에서 먹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 연구결과를 구두발표했다. 아리바이오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에서 AR1001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국내 기업 중 가장 빠른 알츠하이머 신약개발 속도를 보이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이번 학회에서 AR1001이 뇌혈류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뇌혈관장벽을 회복시키는 효과를 증명한 추가 동물 모델 데이터를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를 바탕으로 아밀로이드 뇌혈관병증에 대한 적응증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아밀로이드 뇌혈관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이 환자들은 최근 승인된 단일항체 신약들에 대해 심한 부작용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이러한 이유로 AR1001의 연구결과의 의미가 더욱 크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허가된 치료제들이 초기 알츠하이머 증상에만 효과가 있고, 뇌출혈 등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신약에 대한 미충족 수요는 여전하다. 이러한 이유로 잼백스앤카엘, 차바이오텍, 디앤디파마텍 등도 치료제 개발에 도전 중이다.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개발한 레켐비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레켐비는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정식 승인받았으며 지난해 합산 324억 엔(약 3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자이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32년 1조6000억 엔(약 16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레켐비의 뒤를 잇는 일라이 릴리의 키순라는 지난해 7월 FDA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승인을 거절당했다. EMA는 키순라에 대해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며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이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며 승인을 거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