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무산에 '남 탓'만…이 와중에 또 구조개혁?

입력 2024-05-0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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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대체율 이견에 여야 합의 불발…국회, 한 번도 연금개혁 이끈 적 없어

▲주호영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유럽출장 취소 및 연금개혁특위 활동 종료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들어서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간사, 주호영 특위위원장, 유경준 국민의힘 간사.  (뉴시스)
▲주호영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유럽출장 취소 및 연금개혁특위 활동 종료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들어서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간사, 주호영 특위위원장, 유경준 국민의힘 간사. (뉴시스)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이 사실상 무산됐다. 여·야는 물론,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시민·노동단체들은 ‘남 탓’만 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연금개혁을 위한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소득대체율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활동을 종료했다.

연금개혁 공론화를 위한 의제숙의에 참여했던 시민·노동단체들은 이날 일제히 국회를 비판했다. 앞서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은 네 차례 토론을 거쳐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를 다수안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여·야는 각각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3%,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5%를 내세워 협상을 벌였다. 참여연대는 “국민연금의 본래 목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며 시민대표단의 결정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정치가 시민의 노후를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도 서로를 탓하고 있다. 연금특위 여당 간사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서비스관계망(SNS) 게시글을 통해 민주당이 소득대체율 45% 안을 고수해 타협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또 “복잡한 논의를 국민에게 여론조사 식으로 넘기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라며 공론화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연금특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소득대체율 2% 차이 때문에 합의 무산을 선언한 것은 처음부터 개혁 의지가 없었던 것이며, 시민대표단의 선택을 무시한 것은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국회와 시민·노동단체 모두 이번 연금개혁 무산의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국회는 국민연금제도 도입 이후 한 차례도 연금개혁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마지막인 2007년 개혁에서도 국회의 역할은 소극적이었다. 정부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2.9%, 소득대체율(당시 60%)을 50%로 조정하되, 기초노령연금(기초연금 전신)을 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국회는 국민연금 개혁을 외면하고 기초노령연금만 도입했다. 이에 유시민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장관직을 사퇴하자 그때야 수정안(보험료율 9%·소득대체율 40%)을 처리했다. 이후에도 국회는 국민연금은 놔둔 채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확대하고 연금액만 올려왔다.

공론화위에 참여한 일부 전문가들과 의제숙의단에 참여한 시민·노동단체들도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 문제엔 눈 감고 소득대체율 상향만을 요구해왔다. 특히 공론화위는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시민대표단 학습용 자료에서 시나리오별 세대별 생애보험료 차이표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안정 측 전문가들은 소득보장 측 전문가들과 시민·노동단체들이 시민대표단을 편향적으로 학습해 재정안정 측면에서 수용 불가능한 개혁안을 도출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모수개혁’이 아닌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여율·지급률을 조정하는 모수개혁과 달리, 구조개혁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직역연금 등 노후소득 보장체계 전반을 연계·통합하는 거시적 개혁이다. 오랜 검토가 필요하고, 사회적 합의도 어렵다. 특히 2026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이듬해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이 구조개혁을 중심으로 논의되면 현 정부 임기 내 개혁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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