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상호금융 '유동성 가뭄'…'뱅크런' 사실상 무방비

입력 2024-05-02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4-05-01 17:51)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2142개 조합 유동성 비율 68%
농협단위조합 10곳 중 4곳, 50% 밑돌아
저축은행ㆍ카드사 대비 현저히 낮아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 업권의 유동성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70%대를 밑돈 지난해 전체 평균 유동성 비율은 전년보다 더 악화됐고 일부 개별 단위 조합들은 50% 이하로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동성 가뭄’에 빠진 영세 조합들이 타격을 받게 될 경우 예금 보호를 받지 못하는 고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통해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소속 2142개 조합들의 유동성 비율을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이들 조합의 평균 유동성 비율은 68.0%로 전년(68.25%)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의 유동성 비율은 석 달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3개월 이내에 갚아야 하는 부채로 나눈 값으로 단기 채무 지급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다. 유동성 비율이 높을수록 자금 관리 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신협의 유동성 비율이 81%로 가장 높았다. 다만, 전년 동기 85%와 비교하면 4%포인트(p) 내려간 수치다. 이어 △수협 69% (전년동기 대비 3%p) △산림조합 65%(-7%p) △농협 57%(7%p) 로 집계됐다. 이는 △저축은행 192% △카드사 363%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유동성 비율이 50%도 안 되는 조합도 수두룩했다. 농협은 1055곳 조합 중 무려 276곳이 50%를 밑돌았다. 전체 조합의 38%에 달한다. 신협 42곳(전체 859곳) △산림 29곳(139곳) △수협 12곳(89곳) 등이었다. 문제가 터져 인출 요구가 일시에 몰리면 가지고 있는 현금성 자산을 총동원해도 원금의 절반도 못 돌려준다는 얘기다. 각 중앙회가 예금자보호기금을 별도로 조성해 5000만 원까지 예금자보호를 해주고 있지만 이를 초과하는 금액은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상호금융권의 유동성 위기는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금리인상기를 맞아 안전한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자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은 유동성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더욱이 상호금융권은 유동성 비율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있어 건전성 관리의 ‘사각지대’로 꼽힌다.

위기 상황 발생 시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도 악화됐다. 상호금융 지역조합의 NPL 커버리지 비율은 평균 81.8%로 전년 동기(137.1%) 대비 55.3%p 떨어졌다. 충당금보다 부실채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권을 체계적으로 감독·관리하기 위한 범부처 협업조직인 ‘상호금융팀’을 신설했다. 유동성 관리 능력과 함께 부동산 부실 우려 여신을 모니터링하고 부실채권 매각, 채무조정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며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화가 진전됐고, 상호금융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며 “상호금융권의 기업대출 중 부동산 대출 규모가 상당히 큰 데다 전체 대출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상승률 1위 전선株, 올해만 최대 320%↑…“슈퍼사이클 5년 남았다”
  • '하이브' 엔터기업 최초 '대기업집단' 지정
  • 의대생 1학기 유급 미적용 검토…대학들 '특혜논란' 시비
  • [금융인사이트] 홍콩 ELS 분조위 결과에 혼란 가중... "그래서 내 배상비율은 얼마라구요?"
  • 옐런 “중국 관세, 미국 인플레에 영향 없다”
  • 15조 뭉칫돈 쏠린 ‘북미 펀드’…수익률도 14% ‘껑충’
  • 깜깜이 형사조정위원 선발…“합의 후 재고소” 등 부작용 우려도 [조정을 넘어 피해회복 '형사조정제도']
  • 베일 벗은 '삼식이 삼촌', 송강호 첫 드라마 도전에 '관심'
  • 오늘의 상승종목

  • 05.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206,000
    • +7%
    • 이더리움
    • 4,197,000
    • +3.66%
    • 비트코인 캐시
    • 639,000
    • +5.45%
    • 리플
    • 721
    • +1.98%
    • 솔라나
    • 215,300
    • +6.69%
    • 에이다
    • 627
    • +3.81%
    • 이오스
    • 1,108
    • +3.26%
    • 트론
    • 177
    • +1.14%
    • 스텔라루멘
    • 148
    • +2.78%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900
    • +5.46%
    • 체인링크
    • 19,220
    • +4.74%
    • 샌드박스
    • 609
    • +5.7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