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文정부 '어촌뉴딜300 사업' 위법·부당 13건 적발

입력 2024-04-1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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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정부가 3조 원을 들여 추진하는 '어촌뉴딜300'이 국회의원 요구에 따라 사업지가 임의 변경된 점이 감사원 감사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12일 공개한 '어촌뉴딜300 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에서 이같은 사항을 지적했다.

'어촌뉴딜 300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지역 어촌·어항 현대화 사업으로, 2019년부터 시작했다. 2024년 공사가 마칠 때까지 투입하는 예산은 총 3조 원(국비 70%, 지방비 30%)으로, 사업지 1곳당 최대 150억 원이 투입된다.

감사원은 '어촌뉴딜300'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각종 문제점이 제기되자 2022년 연간 감사계획에 포함, 그해 11월 21일부터 2023년 3월 31일까지 50일간 감사를 했다. 감사 결과 사업지 선정 평가, 사업계획 수립 및 시행 분야 등에서 13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해양수산부가) 지역 균형을 고려한 사업지 선정 방법과 절차 등 평가 체계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지역 균형과 국회의원 등 요청 사항 반영을 명목으로 평가 절차 종료 후에 평가 점수를 수정해 사업지를 임의 조정하거나 타당성 평가 미흡으로 다수의 사업계 획이 변경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수부는 각 지자체가 제출한 기본 계획에 특화 시설 운영관리계획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는데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승인하거나 기본계획 승인 후 지자체 사업계획 변경에 대한 통제 방안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해수부는 2021~2022년도 어촌뉴딜300 사업지 선정 시 내부 선정계획을 미리 작성하거나, 평가 종료 후 점수 사후 수정 등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절차로 특정 정당 2곳 국회의원 지역구(2021년도는 각각 30곳, 2022년도는 각각 24개 및 26개)에 사업지가 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부가 2020년도 어촌뉴딜300 사업지 선정 평가부터 현장 평가(배점 15점)에 '사업계획 타당성(배점 15점)' 항목을 신설한 것과 관련 감사원은 "현지 시찰 방법으로 막연하게 현지 요건을 고려해 타당성 등을 평가하도록 해, 주요 사업계획에 대한 타당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업지 선정 후 사업지별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타당성 부족이나 지역협의체 요구사항 변경 등 사유로 2019~2022년에 선정된 300개 사업지 공모계획서상 개별사업 3059개 중 30%인 918개가 제외(사업비 기준 19.43%)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에 "앞으로 공모사업 추진 시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사업지 선정 평가체계를 미리 마련하라"는 통보와 함께 "사업지 선정 과정의 투명성·공정성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공모 사업지 선정 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주의도 내렸다.

감사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어촌뉴딜300 사업 예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점도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신안군은 2019년도 어촌뉴딜300 시설비 예산 중 94여 억 원은 지역 어항 건설에 임의 집행하고, 보조금 사용 내역 실적을 사실과 다르게 보고했다. 감사원은 해수부에 "보조금 집행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죽도항 어촌뉴딜300 사업을 위탁 시행하는 한국어촌어항공단이 설계용역 과정에서 습지행위허가 협의를 이행하지 않아 전체 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된 점도 이번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어촌어향공단은 당시 죽도항 주요 사업인 긴급 방재로 조성사업 전 필수적인 습지행위허가 협의가 이행되지 않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막연히 허가를 받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아무런 조치 없이 그대로 뒀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어촌어항공단은 이후 관급자재 구매 계약 체결, 설계 용역 준공 처리까지 했으나 해수부가 습지행위허가 신청을 반려하면서 설계용역 성과품은 사장되고, 죽도항 어촌뉴딜300 사업에 차질이 생겨 이미 체결한 관급자재 구매계약도 해지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감사원은 이에 당시 태만하게 업무 처리한 공단 담당자, 팀장, 지사장 등 3명에 경징계 이상 문책을 요구했다. 현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된 점을 고려, 관급자재 구매계약도 조속한 시일 내 해지하는 방안도 마련하도록 했다.

이 밖에 감사원은 해수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출한 기본 계획에 특화 시설 운영관리계획 등이 마련돼 있지 않았음에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승인, 지자체 사업계획 변경 통제 방안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점을 확인했다. 이에 지자체가 개별사업 명목만 유지한 채 사업계획을 크게 변경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관련자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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