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오 회생 기각에 엇갈린 반응…“사업재개” vs “파산신청”

입력 2024-04-04 13:52 수정 2024-04-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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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회생법원, 3일 델리오 회생개시신청 기각 결정
“청산가치가 기업계속가치 초과…회생개시 부적절”
델리오, “회사 정상화로 사업재개…채권 변제할 것”
신청인 측 “사업 재개하란 뜻 아냐, 파산 신청할 것”

서울회생법원이 델리오에 대한 회생개시신청을 기각하면서 가상자산 예치업 연쇄 출금중단 사태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회생 기각에 대해 델리오 측은 사업 재개를 통해 채권 회수 및 변제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회생신청인 측은 파산 신청을 통해 피해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4일 가상자산 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전날인 3일 가상자산 예치업체 델리오에 대한 회생개시 신청을 기각했다. 지난해 6월 발생한 출금 중단 및 회생신청 10개월 만이다.

◇서울회생법원,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 명백히 초과, 회생신청 기각”=서울회생법원은 “채무자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명백히 초과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회생절차보다는 신속히 파산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델리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초과함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이러한 판단 배경에는 올해 7월 19일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용자보호법)’이 영향을 미쳤다. 이용자보호법 제7조 제2항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회사 자산과 이용자 자산을 분리 보관해야 하고, 고객에게 위탁받은 자산과 동일 종류, 동일 수량의 자산을 실질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제3자에게 자산을 위탁해 운용하다 출금 중단 사태를 일으킨 델리오가 더 이상 기존의 수익모델을 통해 영업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법원은 “채무자(델리오)는 가상자산 수탁사업인 커스터디 사업, 토큰증권 사업 등의 신사업 추진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직원이 2명에 불과하고 고객 예치 자산이 투입돼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신사업 추진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면서 “향후 매출 및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매월 급여, 임차료, 서버비용 등으로 3000만 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고 말해 델리오의 존속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델리오, “결정문에 파산 내용 없어…사업 재개 변제할 것”=이번 회생개시기각 결정에 대해 델리오 측은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개시 기각을 환영하며 회생신청으로 인해 약 10개월 동안 중단되었던 업무를 곧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주장했던 회생 기각 이후 신사업 등을 통한 회사 정상화와 변제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델리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결정문에는 델리오를 파산시켜야 한다는 내용이나 문구가 없다”면서 “회생 기각이 결정됐으니, 중단됐던 업무들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법원이 영업 재개 및 신사업 추진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신사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건 법원의 판단”이라면서 “당장 어떤 사업을 하기로 결정하긴 어렵지만, 회사를 정상화하면서 준비할 것이고 당장은 채권회수와 변제 힘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다수 채권자들은 현재 파산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당장 델리오에도 변제할 자산이 있지만, 100%는 아니기 때문에 (델리오가 가진) 채권을 회수한 후 고객들에게 변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회생신청인, “회생 기각, 파산 신청하라는 뜻”=반면, 신청인들을 대리했던 이정엽 법무법인 로집사 대표변호사는 “서울회생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바로 파산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생개시신청 기각의 주된 이유는 델리오 서비스의 존속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면서 “회생법원은 FTX 파산 사건과 같은 처리가 더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들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기각 결정을 두고 델리오와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기각 결정이) 델리오 서비스가 법적 책임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면서 “경영진이 고객들에게 자발적인 피해회복을 해도 좋다고 결정한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로집사 측은 특히 B&S홀딩스 실소유주인 A 씨와 렘마테크놀로지에 대해서도 국제도산절차를 활용해 파산신청을 진행해 방 씨와 관련된 FTX 채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FTX가 파산한 이후, A 씨는 2023년 1월 FTX 파산채권을 파나마 법인인 렘마테크놀로지로 이전해 자산 은닉을 시도했고, 델리오 출금정지 다음 날인 지난해 6월 15일 해당 채권을 런던 소재 부실채권 투자회사인 아테스토의 100% 자회사인 스발바르홀딩스에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보유하고 있던 FTX 파산채권은 가상자산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며 5800만 달러에서 현재 1억6700만 달러까지 늘어났고, 해당 채권의 이전과 관련한 재판이 미국 뉴욕주 법원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서울회생법원에 A 씨와 렘마테크놀로지에 대한 파산신청해 FTX 파산채권을 피해자들에게 되돌리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이와 함께 하루인베스트 운영자, 델리오 운영자에 대한 파산신청 역시 흔들림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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