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업종 억대 연봉 쏟아지는데”…탈(脫)건설 우려에 뒤늦은 '달래기'도 무용지물? [박탈감에 우는 건설맨③]

입력 2024-04-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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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서 있는 타워크레인들의 모습.  (출처=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서 있는 타워크레인들의 모습. (출처=연합뉴스)

과거 건설사는 고연봉 직장의 대명사였지만, 최근에는 반도체나 이차전지, IT업계에도 밀리는 모양새다. 다른 업종은 정책 산업으로 육성되고, 글로벌 호황기를 맞아 급성장하면서 '억대 연봉' 기업이 쏟아진 것과 정반대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석 등에 따르면 건설업계의 4년 전 임금 수준과 영업이익률 증가율을 비교하면 연봉 상승률이 훨씬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대비 한 자릿수 임금 인상률을 기록한 회사도 많았다. 다른 업종의 대기업들이 최근 수년 동안 연봉을 파격적으로 높인 것과 다른 움직임이다.

이날 기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펴낸 대형건설사 중 2020년 대비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삼성물산이 전년 대비 235%로 가장 높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영업익 2조8702억 원(2020년 8571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7854억 원(54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 상승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6625억 원(5583억 원)으로 이 기간 19% 상승했다.

반면 2020년 대비 지난해 임직원 1인당 평균 임금 인상률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물산의 36%(전년 대비)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어서 현대건설(24%), 대우건설(22%) 순이었다. 삼성물산은 영업익 증가율의 6분의 1, 현대건설은 절반 수준에 그친다. 평균 임금 기준으로 4년 전 대비 한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곳은 GS건설(9%), DL이앤씨(6%), HDC현대산업개발(1%) 등이다.

이렇듯 건설업계의 저조한 임금 인상률이 수년째 이어지고, 건설 업황 악화까지 겹치자 건설업계 내부에선 탈(脫) 건설 조짐까지 확산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들은 이같은 직원 이탈 우려가 커지자 올해 임금 협상에서 일찌감치 '연봉 5% 인상'을 약속하는 등 임금 수준 강화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 핵심 인력들이 타업종으로 빠져나가면, 정작 경기 반등 때 ‘노를 저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올해 임금 인상률을 높게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수년간 건설 업계가 낮은 임금 인상률을 유지해 온 만큼 올해 ‘5% 이상’ 임금을 높이는 건설사는 소수에 그칠 것이란 자조론도 만만찮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견사와 달리 대형사는 임금 비중이 커 대폭 인상이 쉽지 않고, 앞서 경기가 좋을 때도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매년 그랬듯 올해도 물가 상승률 수준에서 인상 폭이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건설업은 직업 특성상 전문성도 있고, 일반 기업과 다른 특수한 분야이므로 타 업종으로 전환이나 이직이 다른 곳과 비교해 더 어렵다”며 “건설업 종사자의 전문성과 안전을 다루는 기술의 특수성 등을 높이 평가해 처우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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