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떠나는 손병두 이사장 “무한한 영광”…한국증시 저평가 극복 노력

입력 2024-02-14 15:28 수정 2024-02-1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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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정기주총 끝으로 2년 2개월 공식 임기 마무리
코로나19 펜데믹 때 취임…코스피 3000시대ㆍETF 100조 달성
외국인 투자제도 개선ㆍ·투자자 저변 확대 노력 성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있는 동안 영광이었습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3년 2개월의 임기를 마쳤다. 손 이사장은 1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공식 임기를 마무리하고, 이사장 자리를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에게 넘겼다. 임기는 지난해 12월 만료됐으나, 후임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직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 말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본시장의 중요한 기능을 하는 곳에서 책임을 맡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었다”고 말했던 그는 이날 이임식에 앞서 거래소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도 영광이었다고 다시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코로나19 펜데믹이 한참이던 2020년 12월에 취임했다. 임기 동안 코스피는 3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스닥 1000시대도 맞았다.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은 100조 원을 달성했다. 유니콘 및 기술특례기업의 진입제도 개선 등으로 연평균 약 19조 원 규모의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실적도 달성했다. 이는 재임 전 5년 평균의 3.4배에 해당한다.

손 이사장은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외국인 투자제도 개선, 영문공시 확대, 배당절차 개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 확대 등 다양한 업적을 일궜다. 특히, 임기 내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애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주권익 보호 강화를 위해 물적분할 등 상장기업의 소유구조 변경시 주주 보호 확대와 임원 스톡옵션 보유·처분 관리를 강화했다. 또 배당액을 보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 개선을 추진했다. 코스닥 시장의 블루칩 기업들을 모아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도 출범시켰다.

손 이사장은 올해 초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자자 불편을 해소하는 데 나름의 노력을 했고,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을 제고하는 부분도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SG 경영에도 적극적이었다. 증권시장 개장 67주년을 맞아 ‘KRX ESG 경영 원년’을 선포하고 ESG경영혁신팀, KRX ESG 경영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상장법인의 ESG 정보공개 활성화를 위한 가이던스를 제정하고 금융권 최초로 ESG 공시정보와 ESG 통계를 제공하는 EGS 정보플랫폼도 구축했다. 또 이사장 취임과 동시에 부산 본사 기능 확대를 통한 부산 2.0시대를 선포하는 한편, 부산 연고의 실업탁구단을 창단하며 지역사회와 스킨십을 강화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다만, 아쉬운 점도 한가득하다. 지난해 불거진 주가조작 사태가 그렇다. 손 이사장은 신뢰받는 투명한 시장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아쉬워했다. 작년 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공매도 이슈도 손 이사장의 아픈 손가락이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것도 결국 신뢰받는 시장이 아니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며 “거래소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거래소 내에서의 리더십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손 이사장은 거래소 직원들이 가장 존경하는 역대 이사장 중의 한 명으로 꼽힌다. 손 이사장은 신입직원들과 월드컵을 단체응원하고, 사내 익명게시판을 개설해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사내 소통 강화에 진심을 다 해왔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체육대회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가수 소찬휘의 티얼스(Tears)를 열창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함께 했던 소탈한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거래소 직원은 “말단 직원들에게는 스스럼없이 편하게 하면서도 임원이나 고참 직원들에게는 때론 차갑게 대해 곁을 잘 안 내준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조직에 적절한 긴장감을 불어넣으면서 이끌어가려는 손 이사장님만의 리더십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증권업계는 손 이사장이 향후에도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아직 정해진 계획은 없다. 향후에도 공익적인 측면에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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