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美 영향에 금리 인하 속도 늦어질 수도…내수 생각보다 더뎌”

입력 2024-02-0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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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열린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2024 한국경제 전망’ 주제 기조연설
“미국 성장 강해 금리 금방 안 내릴 것…국내 통화정책 영향 받아”
“금리 섣불리 내리면 돈은 부동산으로 갈 것…쉽게 금리 내리기 어려워”
“내수, 생각보다 더디고 수출 개선 빨라…ICT 품목 제외시 1.7% 경제성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4.01.11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4.01.11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고 발언했다. 금리를 섣불리 내리면 또다시 부동산으로 자금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이 총재는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주최한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미국 성장이 강하다 보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를 금방 내리지 않을 것에 대해 우리 통화정책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스피드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은 31일(현지시간)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횐(FOMC)를 열고 정책금리(5.25~5.50%)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3월 회의 시까지 3월을 금리인하 시점으로 선택할 정도의 확신 수준에 도달할 것 같지 않다”며 “(첫 인하시점 관련) 3월이 기본 가정(base case)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연준이 이 같은 기조를 보인 것에 대해 미국 경제를 ‘골디락스’라고 표현하며 주목했다. 이 총재는 “미국이 작년에 2.5% 성장을 했고, 올해 IMF가 몇 개월 전만 해도 미국 성장률을 1.5%로 했는데 1월에 2.1%로, 0.6%포인트(p) 올렸다”며 “미국과 같이 모든 정보가 많이 공개된 나라에서 3~4개월 만에 성장률을 0.6%p 올린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미국의 물가도 빨리 떨어지고 있다. IMF는 미국 물가상승률을 2.2%로 0.6%p 낮출려고 한다고 하더라”라며 “미국의 경우 누구는 골디락스라고 얘기를 하고, 성장은 높은데 인플레이션은 높았다가 빠르게 안정되는 그런 모습을 지금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금리 역전차가 2.00%p인 상황에서 한은이 미국보다 금리를 선제적으로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여건 속에 미국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춘다면 한은 역시 금리 인하 시점을 미룰 수밖에 없다.

또한 이 총재는 물가안정을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 결정은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전했다. 이 총재는 “가장 중요한 건 기대인플레이션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내려오지 않으면 조금만 충격이 와도 다시 인플레이션이 올라간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이 내려오려면 생활물가가 많이 떨어져야 되는데 지금 물가가 3%나 2.8% 가더라도 생활물가가 높아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조정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 “(기대인플레이션이 내려갔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하는(금리 인하) 것이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섣불리 금리를 낮췄다가 인플레이션이 내려갔다가 갑자기 다시 올라가서 다시 금리를 올리게 되거나 하면 통화정책에 무리가 생길 것”이라면서 “경기가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섣불리 내릴 경우에는 돈들이 또다시 부동산으로 갈 경우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국제유가 흐름을 주시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의 올해 연간 국제유가 전망치는 배럴당 85달러(브렌트유 기준)다. 이 총재는 “중동 지역에 있어서는 적어도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주요국들이 미국이라든지 사우디라든지 이란, 이라크 등 중동 국가들이 확전을 그렇게 크게 원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들이 공감대가 있어서 생각보다는 유가가 좀 안정되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예측하기 굉장히 어렵습니다만 한은은 올해 유가가 85달러 정도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가정하에 전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럴당 85달러보다 크게 올라간다면 한은 전망이 수정할 필요가 있을 텐데, 또 내려가면 그만큼 우리한테는 좋은 뉴스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총재는 국내 경제가 내수는 예상보다 회복이 더딘 반면, 수출은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내수는 아직 작년에 비해서 크게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출의 주요 품목인 ICT 품목을 제외하고 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체감으로는 한 1.7% 정도 된다”며 “기업인이나 국민들이 체감하기에는 경기가 더 빠르게 회복된다고 느끼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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