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증시 활황에 ELS 발행 급증…‘제2 홍콩사태’ 우려

입력 2024-01-25 15:20 수정 2024-01-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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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225 ELS 발행금액 전년비 71% 늘어…S&P500 ELS도 1조 넘어
두지수 가파른 상승에 불안감…거품 꺼지면 3년 뒤 홍콩사태

바닥을 기는 H지수가 오를일만 남았다면, 하늘을 나는 S&P와 닛케이는 떨어질 일만 남은 건지도 모른다.(A증권사 관계자)

금융시장 뇌관으로 떠오른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금액이 감소하고 있다. 반면, 주요 해외지수인 닛케이225(NIKKEI225)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ELS 발행액은 늘고 있다. 두 지수가 고점에 다다른 만큼 향후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우려가 나오며, ‘제2의 홍콩 ELS 사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예탁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닛케이225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금액은 5037억 원(24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45억 원보다 7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S&P500 지수 ELS는 1조4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반면, 코스피200 ELS 발행금액은 4720억 원으로 7% 상승에 그쳤고, HSCEI ELS는 266억 원으로 61% 급감했다.

이같은 흐름은 작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ELS 발행금액은 전년(28조1498억 원) 대비 9% 증가한 30조6921억 원이다. 이 가운데 S&P500, 닛케이225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발행금액은 각각 27조7885억 원, 11조17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6%, 155.7% 증가했다. 반면, 코스피200(-19%)과 HSCEI(-1.4%)가 기초자산인 ELS 발행금액은 줄었다.

문제는 미국과 일본 양대 지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고점에 달했다는 점이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3만6000포인트를 돌파하며, ‘거품(버블) 경제’ 붕괴인 1990년 2월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S&P500은 2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운 뒤 나흘 연속 신고점(4868.55)을 경신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S&P500 지수가 올해 연말에 이르러서야 4800 후반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지수는 이미 예상치를 넘어섰다.

▲닛케이ELS 발행액
▲닛케이ELS 발행액

지수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자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월가 강세론자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대표는 “S&P 500 지수가 1990년대 후반에 일어났던 것과 유사하게 기술 주도의 극적인 주가 상승(melt up)을 시작할 수 있다”며 “멀티플(주가수익비율)이 상승해 주식 시장의 투기적 거품을 부풀릴까 봐 걱정”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안 놀팅 도이체방크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주식시장이 경기둔화 영향으로 5~10%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중에 주식에 대한 현실을 자각하게 되는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닛케이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R)은 약 20배로 미국보다 높아졌다”며 “일본 닛케이 지수의 단기 상승세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3~4월 춘투 기간을 앞두고 일시적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ELS 만기물량 대다수는 주식시장이 대부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시점에 발행됐다. 2021년 발행 직후 하반기부터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2022년에는 본격적인 약세장이 연출되면서 상당수 ELS가 조기상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만기까지 존속돼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코스피200도 2021년 상반기에 400포인트를 상회했지만, 현재는 330포인트에 머물러 있어 불안한 상황이다.

과열된 S&P500과 닛케이225 지수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조정을 받거나 크게 하락하게 되면, 이들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에서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제2의 홍콩 ELS 사태가 3년 뒤 재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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